아이도 엄마를 챙긴다
주말 아침에 나보다 잠에서 일찍 깬 수지는 먼저 거실로 나갔다. 나는 아침의 여유를 좀 더 즐기고 싶어서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런데 잠시 후 수지가 다시 침대로 왔다.
“수지야 왜 왔어?”
“엄마 무서울까 봐.”
그리고 수지는 내 옆에 다시 누웠다. 엄마가 방에 혼자 있어서 무서울까 봐 내 옆을 지켜주러 온 것이다. 이 마음에 감동받은 나는 더 누워 있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다. 아이와 얼른 같이 하루를 시작하고 싶었다.
아침부터 감동을 엄마에게 선물해 주는 아이. 눈 뜨면 시작되는 행복이 이런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것이 참 많은 데 그중에 뚜렷하게 느끼는 한 가지는 엄마가 아이를 챙기는 것만큼 아이도 엄마를 챙긴다는 것이다. 엄마가 챙기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아이는 엄마를 챙긴다.
본인이 방에 혼자 있는 게 무서우니 내가 방에 혼자 있으면 무서울까 봐 내 곁에 와주고, 방이 어두우면 “엄마 무서워?” 하며 불을 켜주고, 엄마가 졸려서 누워 있으면 자기 이불을 들고 와서 덮어준다.
세심하고 다정하게 엄마를 챙겨주는 아이에게서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이렇게 매일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음에 한없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