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순간들이 쌓이는 행복
아이와 같이 식당에 갔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수지가 자기 앞에 놓인 포크와 숟가락을 냅킨으로 감싸고 나에게 주며 “엄마 이거 꽃이야”라고 말했다.
수지가 나에게 꽃이라고 건네는 포크와 숟가락을 받아 드는데 정말 꽃다발을 받은 기분이었다.
숟가락과 포크를 냅킨으로 감싸고 이걸 꽃다발처럼 만드는 아이의 순수함이라니. 아직 생각의 틀이라는 게 고정되어 있지 않은 아이는 말랑말랑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웃음도 주고 때로는 감동을 주기도 한다.
수지가 준 꽃을 받고 내가 너무 좋아하니 수지는 한번 더 포크와 숟가락을 냅킨으로 감싼 꽃다발을 나에게 주었다. 그리고 “이건 공주님 꽃이야.”라고 말했다. 안 그래도 감동받은 엄마 마음에 한번 더 감동을 쏟아붓는다.
별거 아닌 것 같은 말인데도 아이가 꽃처럼 환하게 웃으며 이 사랑스러운 말을 하니 감탄과 감동이 온 마음을 적신다. 잊기 싫은,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었다.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도 아이와 놀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아이는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순식간에 사랑스러움으로 물들인다. 아이와 함께하며 매일 이런 순간을 선물 받는 것 같다. 이런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