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수집가 Jun 04. 2024

아이에게 아낌없이 칭찬하고 격려하는 말

사랑이 오고가는 아이와의 대화

수지는 아침에 등원할 때마다 “엄마가 버스에 없으면 내가 속상해”라고 말한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 말을 하는데 들을 때마다 엄마가 항상 보고 싶다는 고백 같다.


월요일을 앞둔 지난 주말 밤, 수지가 자려고 누워서 이 말을 또 했다.

“엄마가 버스에 없으면 속상해.”


평소 아침에 수지가 이 말을 하면 난 “수지야 그래도 씩씩하게 잘 다녀와줘. 엄마가 나중에 데리러 갈게.”라고 말했었는데 자기 전에 이 말을 하는 수지에겐 다른 말을 해주었다.


“엄마도 수지가 회사에 없으면 속상해. 엄마는 회사 가면 수지가 보고 싶어.”


“나도 엄마 아빠 보고 싶어”


“수지야 매일 유치원 잘 가줘서 고마워. 우리 수지 유치원 가느라 고생이 많네. 대단해.”


이 말에 수지는 아무 대답하지 않았지만 아이의 눈빛과 표정에서 내가 한 말을 생각하며 내 마음을 느끼는 듯했다. 그리고 난 수지의 가슴에 살포시 손을 얹고 토닥토닥해주며 또 말했다. 우리 수지 대단하다고.


그리고 잠시 후 수지는 스르르 잠이 들었다.




유치원 버스에 엄마가 없으면 속상하다는 아이의 말에는 ‘유치원 가면 엄마가 보고 싶어’란 마음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친구들이 많고 재밌는 것들이 가득하다고 해도 아이 마음 한구석에 늘 엄마가 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 마음을 '엄마가 버스에 없으면 내가 속상해'라는 말에 담아 표현한다.


나에게 이 말을 하면서 엄마도 수지를 보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엄마도 회사 가면 수지가 보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 말에 아이는 왠지 위로와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역시 엄마도 같은 마음이었구나.’ 하고.



 

수지가 매일 유치원 가는 게 정말 고맙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도 가기 싫은 날이 있고 집에서 엄마아빠랑 노는 게 아직은 제일 좋은데, 그래도 매일 아침 꼬박꼬박 준비하고 가주는 게 너무 대견하다.


이런 수지에게 아낌없이 칭찬하고 격려해주고 싶다.


씩씩하게 잘 다녀오라는 말보다
 ‘엄마도 수지가 보고 싶어,
우리 수지 유치원 잘 가줘서 고마워.'
라는 이 말에 아이는 더 힘을 얻는 것 같았다.


이날 밤, 아이와 잠자리에 누워 나눈 대화가 내 마음에 사라지지 않는 온기를 만들어 주었다. 아이와의 대화가 참 따뜻하게 와닿았다. 잠이 들기도 전에 좋은 꿈을 꾼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아이와 나누는 대화 속에 사랑이 오고 간다는 것을 느끼는 게 행복하다. 이렇게 매일 사랑하며 살 수 있어 감사하다.      






                     

이전 06화 아이에게서 받은 그림 선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