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잔소리
나는 매일 아침 약을 챙겨 먹는다. 특별한 약은 아니고 비타민과 영양제다. 하루는 약을 삼키려고 물을 마시다가 사래가 들려서 컥컥 거리며 물을 뱉었다.
이 모습을 본 수지가 놀란 표정으로 엄마 토했냐고 물어봤다. 그리고 이어서 하는 말.
“엄마 토 나올 거 같으면 수지한테 토 나올 거 같다고 얘기해야지. “
수지도 장염에 걸렸을 때 몇 번 토한 적이 있어서 아프면 토한다는 것을 알고 토하면 힘들다는 것을 안다.
사실 난 사레들려서 물을 뱉은 것이라 토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의 눈엔 내가 토한 것처럼 보였다. 엄마가 토한 줄 알고 수지는 날 걱정했다.
그리고 자기에게 토할 것 같다고 왜 미리 말하지 않았냐고 한다. 꼭 엄마가 아이한테 잔소리하듯이.
날 걱정하는 5살 아이에게 괜히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졌다. 그래서 수지에게 “수지야 엄마 토해서 힘드니까 엄마 안아줘”라고 했다.
수지는 이런 나에게 자기가 먹고 있던 과자 고래밥을 무슨 약 처방해 주듯이 내 입에 하나 넣어주고, 나를 안아주었다.
아픈 게 참 싫고, 아프고 싶지도 않지만 가끔은 아플 때 챙겨주는 아이의 따스한 마음을 느끼는 게 좋아서 아픈 게 좋을 때도(?) 있다.
그래도 아프진 말아야지.
이 날 진짜 아파서 토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아파서 토한 줄 알았던 아이의 사랑이 담긴 걱정과 챙김을 받아서 조금, 아니 많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