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 사는 삶의 감사
주말에 아이와 집에서 놀다가 나는 몰려오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거실 매트 위에 누웠다.
누운 나를 보고 수지도 내 옆에 같이 누웠다.
내 옆에 누운 수지는 누워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나는 수지가 누운 것을 보고 눈을 감았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는데 수지가 나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손길에 잠에서 살짝 깼다.
내 옆에 누워서 놀던 수지가 일어나서 자기의 토끼이불을 나에게 덮어주었다.
그런데 한 번에 이불이 내 몸에 다 덮혀지지 않자 이불이 내 몸을 다 덮을때까지 이불을 여러번 폈다 덮었다를 반복했다. 이불을 나에게 정성스럽게 덮어주는 아이의 손길을 더 느끼고 싶어서 난 일부러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다.
수지는 나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나서 부엌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서랍을 여는 소리가 났고 과자를 하나 꺼냈다. 과자 봉지를 뜯으려고 계속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났다. 봉지가 쉽게 뜯어지지 않는지 계속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났다.
내가 일어나서 과자를 뜯어줄까 하는 찰나에 수지가 스스로 봉지를 뜯었다.
그리고 식탁 자기 의자에 앉아서 물이랑 같이 과자를 먹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낮잠 자는 엄마를 깨우지 않고, 엄마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나서 혼자 간식을 챙겨 먹는 모습을 보며 너무 고맙고 찡한 마음이 들었다.
수지가 정말 많이 컸다는 것을 또 한 번 실감했다.
아이의 성장을 보는 건 무척 감동적이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너무 빨리 자라지 않길 바라는 마음도 든다.
지금이 가장 이쁘다.
언제나 가장 이쁜 시기는 ‘지금’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의 수지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가장 이쁜 것 같다.
배려도 할 줄 알고, 이해도 할 줄 알고, 기다려 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쁜 마음을 행동으로, 말로 표현도 잘한다.
수지를 보면 내 마음에 향기로운 꽃이 피는 것 같다.
진짜 마음이 꽃밭이다.
조용히 엄마의 낮잠을 기다려준 수지 덕분에 난 꿀 같은 낮잠을 잘 수 있었다. 요즘 수지는 낮잠을 자지 않는데 엄마가 낮잠을 꼬박꼬박 잔다. 낮잠을 자지 않고서는 오후를 못 버티겠다.
그래도 참 고맙게 수지가 엄마의 낮잠을 이해해 주고 기다려준다. 이불을 덮어주는 수지의 손길에서 엄마의 낮잠을 챙겨주는 느낌도 든다.
받은 대로 돌려주는 거라면, 수지는 참 일찍부터 많이도 돌려주는 것 같다. 받은걸 그때그때 바로바로 돌려주는 느낌이랄까.
사랑과 챙김을 가득 받은 아이가 엄마에게 넘치는 사랑을 주고 정성스럽게 챙겨준다.
내가 5살 아이에게서 이런 챙김을 받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아이가 엄마를 챙겨주는 마음이 얼마나 세심하고 이쁜지 많이 느낀다. 아이의 마음을 보면서 나도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것 같다.
이렇게 이쁜 아이와 보내는 하루하루가 정말 소중하고 감사하다. 엄마로 사는 삶의 감사를 참 많이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