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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북두의 권, 얼려 보기

오늘날의 세계를 요즘 작품보다 더 잘 드러내다

by Roman Mar 3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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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맥스" 시리즈와 "이소룡"이 출연한 다수의 작품을 잘 뒤섞으면 "북두의 권"이란 만화 원작과 애니메이션이 나올 수 있다. 유년기였던 1983~88년에 원작과 애니메이션이 나와서 폭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대부분 아시아 권에서 인기를 끌었을 것이고, 영어판이 서구권 등에도 뿌려졌다. 지금은 이런식으로 극화를 만들려면 로열티를 내서 정식 계약을 하지 않는한 소송 등으로 금지 처분될 것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에게는 일단 작화의 잔인성 등으로 수입되어 방영되는 것이 불가능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해적판 만화책이나 일본에서 살다가 한국에 들어온 아이의 집에서 비디오로 보는 것 밖에는 볼 길이 없었다. 그래도 그 대사는 앞 뒤 전후 세대에게 유명하다. 그게 "넌 이미 죽어 있다"다.


하드보일드하게 터프하고 과묵하면서도 엄청난 파워와 잠재력으로 끝 간 데 없이 강한 남자라는 이미지를 지닌 주인공 “켄시로”는 "매드맥스"의 "맥스"의 패션에 "이소룡"의 외모를 가지고 "절권도"에서 유래되었을 듯한 "북두신권"의 발차기와 초 스피드의 주먹질,


여러 중국 영화에서 언급된 "혈도"를 짚어 상대를 죽이거나 파괴하는 전설과 결합해서, 최초 등장 시점의 극화에서 엄지로 툭 적을 건드리곤 그 대사를 외치면 잠시 후에 얼굴과 머리가 부풀어 오르면서 터져 죽게 만든다. 이 잔인함은 탄성을 자아냈고, 전염되었다.


"신 북두의 권"은 이 인기가 완전히 사그라지기 전에 TV판(이미 잔인했지만)에서 더 폭력과 노출 수위를 높여 OVA 판으로 2003년도에 총 3화를 제작하여 판매했다.


여성의 노출이 꽤 심하고 폭력의 수위도 많이 높지만 개봉판 15세 이상 작품이 지금 시대에 보여주는 폭력과 노출 수준에 비할바가 아니다. 이 작품을 찾아서 보면서 유년기의 흥미를 되찾은 것은 퇴행일까? 회춘일까?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것 중에 오히려 현재의 상황을 잘 그려주고 있는 것은 핵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지구에서 마셔도 죽지 않을 물을 가진 지역이 희귀해진 상황에서,


깨끗한 물을 독점하는 "라스트 랜드"의 지배자인 "산가"에 의해서 조작된 "신"(물을 손에서 뿌리는 속임수를 연출)인 기억을 읽은 어린 소년 "토비"와 전설의 암살무술인 "북두의 권"의 분파로서 "의술로 변환된 신체 복원술"을 보여주며 신격화되는 "사라"를 통해 사람을 현혹해서 광신도로 만들어 지배하는 내용이었다.


척박하고 힘든 삶 속에서 자신의 고통을 해결해 줄 존재를 찾는 것은 인간의 본능과도 같은 것이다. 수많은 사이비 종교의 교주와 더불어 정치적 아이콘화된 존재를 만들어내는 이들은 이 같은 본능에 어필할 방안을 전문적으로 파악해서 정밀하게 잘 알고 있다.


이성적인 판단의 기준이 제대로 서고, 과학적이고도 논리적인 사고를 가진 이가 많은 사회에서라면 이런 것들의 해악이 일어나기 힘들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너무 많은 정보와 지식, 근거 없는 정보로 인해, 검증되지 않고 객관화되지 않은 의견이 판을 치는 "인터넷 모바일" 문명과 여기에서 심화되어서 나오는 "AI" 기술은 사람이 생각 없이 그저 느끼고 믿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것에 더 푹 빠져들어 정보의 격차 해소가 아닌 정보의 분화가 벌어져 내전상태를 일으킬 만큼 생각 없이 조작된 신념에 입각해서 폭력을 쓰는 이도 양산한다.


이런 현대인의 취약한 상황을 발견한 조작꾼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태로 변환시킨다.


작품 속에서 거짓에 속아서 신의 존재를 자신의 신념화시킨 "라스트 랜드"의 사람이 광신도 화해서 의미 없는 죽음을 무릅쓰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싸우는 장면은 사실 우리의 문화 매체에서도 나왔을지 모른다.


하지만, 폭력을 자극하는 유해성 흥행작을 통해서 오히려 계몽적인 메시지를 받고 합리성을 경험한 바는 적었을 것이다.


이런 작품을 통해서도 대중선동과 잘못된 믿음을 심어놓는 비이성적인 책동에 대한 경계가 있었던 사회가 우리였다면 작금의 피해가 좀 덜하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작품이 있었던 일본에서 벌어진 사이비 종교 "옴진리교"의 "사린 독가스 지하철 살포" 사건은 이런 작품의 메시지마저 막지 못했던 비극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의 상황이 더 위중한 것은 국가 단위라서다.


단순하고 직선적인 메시지라도 비이성적인 사이비의 세계관에 몰입하지 않게 만들어줄 문화적 역량을 수많은 대중문화 창작자와 제작사, 투자사에서도 신경 써서 지금이라도 나타나게 해 주길 바라는 희망을 남긴다.


이 작품에 대한 리뷰를 토대로 하나의 그림을 얼려본다면 아래와 같을 것이다. 그런 사이비들을 향해서 주먹을 드는 켄시로를 챗지피티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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