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fth player
"제 말이 맞죠, 교수님?"
안전지대에서 느긋하게 쓰나미를 구경하다가 물벼락을 맞으면 이런 느낌일까?
'뱀의 혀를 가진 인간이 나를 끌어들이다니!
나야 말로 가장 관계가 없는데!'
교수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저는 그야말로 개인적 견해를 말한 것입니다.
그리고…잘 몰랐어요."
?
"블록체인이나 코인이라는 게 학계에서 연구된 분야가 아니지 않습니까?
솔직히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고... 그냥 유튜브 보고 내용을 알았습니다."
"강의 많이 하셨잖아요."
"그거야 사람들이 궁금해하니까~
원래 여러 자료를 참조해서 강의준비를 하는 거잖아요."
"당신 강의가 투자를 유인하는데 사용되는 걸 몰랐단 말입니까?"
"이해가 짧았다는 것이지,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는 게 아닙니다.
비즈니스 모델? 솔직히 돈에 대해서까지는 생각을 안해봤습니다."
"당신도 돈을 주니까 강의를 했을 꺼 아니예요.
그 돈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그리고 업자들한테 코인으로 기부도 받았잖아요."
"기부는 학교로 들어오는 거라서 제가 받는 게 아니예요.
어쨋든 결과적으로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심장이 빨리 뛰고 할 말이 생각나질 않았다.
직쏘의 침묵이 길어지자 교수는 다급해졌다.
"직업이 원래 그런 건 괜찮고, 진짜 몰라서 실수한 건 안되는 건가요!"
?
"그렇잖아요, 앞의 분들은 전부 당사자격인데 다들 본인 직업 자체가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말씀하시고…
저는 역량과 정보의 한계에 부딪친 것 뿐입니다."
...
"더구나, 교수라는 직업이 그렇게 영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학생들도 말을 안듣는데 세상 사람들이요?
돈으로 영향력을 평가하자면, 제가 받는 강의료가 변호사님이 받는 자문료, 의원님이 받는 정치자금과 비교가 될까요?"
...
"만약 제가 조금이라도 영향력이 있어 보였다면 그건 언론에서 제 말을 실었기 때문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