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그러니, 고독한 미식가, 지브리스튜디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자기 전까지 수많은 콘텐츠를 접한다. 도쿄는 좋아했던 콘텐츠의 촬영지가 많더라. 이미 유명한 누군가가 다녀간 곳의 흔적을 따라가 본 적이 있는가. 영상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던 장소 방문기를 공유한다.
1. 덩그러니, 오다이바
주소: https://maps.app.goo.gl/5fD6ZXY1QghHrC9N6?g_st=ic
어린 시절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담았던 이수영 덩그러니 뮤직비디오를 재밌게 봤다. 일본인데도 자유여신상이 있어 신기했고 남자주인공인 고수가 아이스크림콘으로 따라 하던 모습이 위트 있어서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방문하자마자 이수영의 덩그러니 노래가 자동으로 재생되었다.
나도 아이스크림콘을 사서 추억 속 장면을 따라 해 보는 게 즐겁더라. 미국에 안 가봤지만 거대한 자유의 여신상을 가까이서 보니 미국여행을 잠시 온 듯한 기분이랄까. 멀리 보이는 도쿄타워의 야경이 교차되며 일본에 있다는 현실과 미국에 가고 싶다는 이상 그 어디쯤 온 듯했다. 일본인데 미국 같은 오다이바로 추억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2. 오늘 저녁은 나도 고로상
주소: https://maps.app.goo.gl/KZsW84W3nvNhfn4u6?g_st=ic
처음 가는 동네를 즐겁게 탐험하고 잔뜩 굶주린 상태에서 구글맵에서 높은 평점을 기록한 식당을 찾아갔다.
동네주민분들이 한데 모여 맥주 한잔하시는 곳이 우리나라 막걸릿집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관광객이 없고 로컬이 가득한 모습이 제대로 찾아왔구나 싶더라.
나폴리탄 스파게티와 오므라이스가 이 집의 인기메뉴. 나폴리탄은 이탈리아 요리 같지만 일본에서 케첩으로 응용한 퓨전 요리라고 한다. 케첩이 아낌없이 들어간 음식답게 달짝지근한 맛이 나를 사로잡았다.
어라, 알고 보니 내가 앉은자리가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인 고로상이 앉았던 곳이더라. 영상이지만 먹는 음식들이 맛있는 음식이 두 배 정도는 더 맛있어졌다. 그날은 마치 내가 고로상이 된 듯했달까. 처음 먹은 나폴리탄의 매력에 푹 빠졌다.
타지로 출장 가서 열심히 일하고 신중하게 메뉴를 고르는 고로상.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게 먹는 고로상의 먹방은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준다. 고로상의 발걸음을 따라 오늘 선택한 한 끼를 세상 맛있게 먹어봐도 좋겠다.
3. 어린 시절의 한 페이지, 지브리스튜디오
주소: https://maps.app.goo.gl/NVSTfzoC8ZWJokyQ9?g_st=ic
여름방학 때 미야자키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을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없지 않을까. 지브리 영화가 보여주는 따뜻한 색감과 순수하고 귀여운 캐릭터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수풀이 우거진 거대한 숲 속 지브리스튜디오를 찾아가 봤다.
지브리스튜디오는 아쉽게도 예약제로 운영된다. 1달 전에 미리 입장권 예약이 열리기 때문에 이때 필요한 것은 순발력. 티켓팅에 단단히 실패한 이번 여행에선 먼발치에서 지브리스튜디오 안 토토로를 바라만 보았다. 지난주에 도쿄에서 한국에 돌아왔지만, 다음 도쿄여행을 일찍이 기약하는 이유다.
요즘은 넷플릭스 영화로 매일 일본여행을 떠난다. 최근엔 하츠코이 첫사랑을 보며 나폴리탄의 달콤한 맛이 그리워졌다. 간접여행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직접 여행하는 날도 오겠지. 그렇게 오늘도 일상여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