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글이 밋밋한 이유

[내.고.법 8] 중복 찾기

by 글밥 김선영

글쓰기 코치 글밥입니다. 글을 어디에 작성하세요? 종이보다는 컴퓨터에 쓰는 분이 많겠죠. 저는 2007년 작가 일을 시작했을 때 들인 습관이 몸에 익어 여전히 ‘한글.hwp’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노션을 이용하거나 플랫폼에 바로 작성을 하는 분도 많으시죠. 어쨌거나 컴퓨터에서 글을 쓰신다면 축하드립니다. Ctrl+F(찾기) 기능, 퇴고할 때 써보셨나요?


보통 ‘찾기’ 기능은 내가 쓴 글이 방대한 분량일 때 어떤 키워드를 찾아야 한다거나, 특정 단어를 전부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서 쓰죠. 예를 들어, ‘의사 선생님’이라는 단어를 모두 찾아서 ‘의사’라고 바꾸고 싶을 때 일일이 내가 찾으면 실수로 하나둘 빠뜨릴 염려가 있지만 컴퓨터에게 맡기면 확실하니까요.


저는 이 기특한 기능을 퇴고 마지막 단계 즈음 씁니다. 특히 책처럼 원고가 길 때 유용한데요. 글쓰기도 습관이라 자신도 모르게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있기 마련입니다. 가령, ‘열심히’라는 부사어가 습관인 사람은 글 한 편에 ‘열심히’가 여러 번 등장하고 ‘정말’을 좋아하는 사람은 여기저기서 정말을 정말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죠. 글에서 같은 단어가 지나치게 반복되면 글이 밋밋하고 지루합니다. Ctrl+F(찾기)가 등장할 때입니다.



'컨트롤 +F'로 퇴고하는 법


예를 들어, A4 100장 분량 초고가 있어요. 퇴고 마지막 단계에서 ‘생각’ 전체 찾기를 해봅니다.


생각했다
생각해보기로
생각이 들어
생각처럼 쉽지 않아
생각도 못했고

...


저런, ‘생각’이란 단어가 무려 158번이 등장하네요. 책 제목이 <생각의 탄생>이 아닌 이상 과하다는 생각(앗 또!)이 들 거예요. ‘생각’이란 단어를 대체할 유의어를 찾아야 하는데요. 저는 편집자님의 추천으로 ‘낱말’이라는 인터넷 국어사전을 유료로 구독하고 있는데 꽤 쓸만합니다.


낱말 국어사전에서 ‘생각’을 검색하니 1차 유의어만 112개가 뜹니다.


사고, 마음, 해석, 숙고, 숙려, 뜻, 상상, 기억, 소원, 염두, 결심, 작정, 지각, 분별, 배려....


캡처.PNG '낱말' 국어사전 클라우드 보기


생각을 대신할 단어가 이렇게나 다양하다니! 갑자기 마음이 풍족해집니다. 맥락에 따라 조금 더 어울리는 단어를 갈아 끼워 봅니다. 너트(문장)에 이 볼트(단어) 저 볼트를 끼워보면서 딱 맞게 체결이 되는 순간을 찾아내는 작업입니다. 158번의 ‘생각’을 70번 정도로 줄여나가는 거예요. 해볼 만하죠?




오늘의 한 줄:
컨트롤+F로 중복 단어를 찾아
유의어로 바꾸자!



'내 글 내가 고치는 법',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퇴고 비기를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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