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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커피 전쟁 04화

커피 전쟁

4. 암담한 현실

여기는 SCA 본부.


전 세계 커피산업종사자들을 대표하는 회원 기반의 비영리 조직. 오늘따라 공기가 무겁다. 회장 가르시아는 엄중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자 그럼 오늘의 의제를 발표하겠습니다.”


회의는 영어로 진행된다.


“올해 아프리카 커피 작황 현황에 대해 아프리카 대표 맨두님이 발표해주시겠습니다.”


맨두의 이어지는 발표.


“저희 아프리카 커피는 뜻하지 않은 이상기온으로 인해 급격한 냉해를 입었습니다. 올해의 이상기온은 전례가 없는 것입니다.”


그는 머리를 감싸쥐며 머리털을 잡아 뜯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더욱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


“네. 맞습니다. 저희 SCA 모든 회원들이 그 어려움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아픔을 깊이 통감합니다.”


회장 가르시아가 입을 열었다.


맨두가 말을 이어갔다.


“현재 아프리카 전역에 있었던 서리로 인해 올해 커피 경작은 전년 대비 이십 프로 이하가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순간 회의장은 정적에 휩싸였다.


“이십 프로?”


“오 마이 갓!”


회의장 전역에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그렇다면 지금의 커피 비축량은 어떻습니까?”


“더욱 암담합니다.”


오, 이런!


여기 저기에서 탄식이 이어졌다.


“비축된 커피가 빠르게 소비되고 있습니다. 지금 유럽과 북아메리카를 비롯한 세계 전역에서 저희가 비축해 놓은 커피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아시아에서 한국의 커피 수요입니다.


한국은 나라는 작지만 커피 소비량이 많은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특히 아시아 한국에서 커피 요청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쯤 커피 비축량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되오?”


가르시아 회장이 물었다.


“올해까지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겠지만 내년은 어렵습니다. 올해 말까지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흐느낌이 터져나왔다.


지금은 비축된 커피로 어찌어찌 버텨가고 있지만 아프리카 커피 수입이 더 이상 어려워진다면……


대재앙.


그야말로 커피 업계에서 대재앙이 벌어질 건 뻔하다.


그리고 그 날짜는 서서히 커피 업자들을 조여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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