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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garden Feb 27. 2020

잡 오퍼를 받았다

 가슴 떨리는 일이 벌어질 것인가


# 이사

서울로 이사를 온 지 10일여. 정신없이 이사를 하고 집 정리도 다 안 끝났는데, 아이들은 방학이라 집에 붙어 있고, 친정엄마 찬스, 동생들 찬스를 쓰다 홀로서기 양육을 하려니 - 장보는 것부터 매끼 만들기, 그리고 아이들과 시간 보내기 등 말이다 - 너무나 당연한 엄마로서의 삶인데도 불구하고 왜인지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있었더랬다. 자메이카에서 혼자서 독박 육아를 잘 견뎠으면서 친정에 있는 동안 해외 체류기간 동안의 결핍을 보상이라도 받는 듯 꽤나 많이 친정 가족들을 의지했었나 보다.


또 다른 낯선 곳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난 다른 것보다 아빠 그림을 떠올렸다. 그리고 아빠 그림 4점을 가져왔다. 새로 이사한 낯선 곳에 걸어놓으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안정감이 생길 것만 같았거든.


그 중 한 점. 안방 화장대 위에 걸었다




# 일상 1

생각보다, 생활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어제(월급날) 남편에게 수령한 월급 금액을 확인하고서는 생각보다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못내 살짝 불만스러웠던 참이었다. 얼른 나도 일을 해야지, 그러면서 아이들 생각과 학교, 그리고 바이러스가 생각났다. 확산이 곧 멈추어주기를 바랐다.



# 일상 2 - Covid19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우리를 방콕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주 목요일쯤 되나 보다.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에 놀러 가 산책하고 전시관들을 아주 잠깐 돌아본 것이 대구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기 바로 직전이었다. 그것이 마지막 외출이었고 그 뒤로는 계속 집이다.


마스크를 꼭 꼭 쓴 채, 화려한 외출을 했더랬다. 벌써 일주일도 더 전이다.




# 잡 오퍼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인천 송도에서 일할 기회를 오퍼 받았다. 난 '그저 다시 일할 수만 있다면!'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가, 이내 성북구에서 송도까지 2시간 출퇴근 내내 아이들을 생각하며 노심초사하며 일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다시 앞이 깜깜해졌다. 지인도 그 점을 동의하며 자기에게 다른 아이디어가 있다며 나를 고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코로나고 뭐고 면접을 보잔다. (그렇다, 인은 사회적 기업의 CEO)


면접이라고? 지금 나, 채용된 거니? 요?
사장님?

(자연스러운 호칭 변화 ㅋㅋㅋㅋ)


라고 물었다.


지인은 마치 나를 벌써 고용한 것처럼 우리 회사에서는 영어 이름을 부르니 D라고 불러달라고 했고, 내 영어 이름을 잘 알고 있는 는 나를 M이라고 불렀다.


뭐니, 이 기분은. 두렵고 떨려.



어머님께서 그렇잖아도 금요일 즈음 삼겹살 파티를 하자시며 애들이 보고 싶다고 연락해 오신 것. 금요일 잡 오퍼를 받아 점심시간 약속이 생겼으니 아이들을 잠시 맡길 수 있냐고 여쭈었다. 어머님은 오케이.


그렇게 경단녀는 다시 일할 기회가 올 것인가.

일단은 가슴이 무지 떨린다.


바이러스야, 이제 비켜갈 때가 왔다. 제발 이제 서서히 멈추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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