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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garden Oct 23. 2021

날뛰는 집값이요

'한국, 이런건 아쉽더라' 5 - 불안정한 집값

해외살이를 통해 본, '한국, 이런건 아쉽더라' 4

실거주를 해야 하니
계약 만료일에 이사 나가 주세요!


며칠 전에 친구가 임대인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단다.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계속 집에 거주할 권리는 없는지 정보를 공유해달라는 SOS형 게시물이었다. 임대차 보호법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임차인은 아무 손도 쓸 수가 없어서 친구는 집을 새로 구해야 했다. 그런데 그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났다. 


문자가 왔다. 집주인이다.


문자 캡처


해외에서 몇 년을 살다 한국에 들어와서 집을 구하는데, 가격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집을 마련해놓고 떠났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으로 온 머리가 곤두섰다. 2년 전 서울에 집을 구할 때도 집 값이 높았고 더 뚫을 고지가 있을지는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정부가 집 값을 잡으려고 손을 댈수록 집 값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었다.


대통령이 꼭 봐야할 '집값' 두 그래프 (2013.11.6, 아시아경제) / 이 때로 가고 싶다아아아


집주인의 연락을 받고 남편과 나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당연히 전세계약 연장을 해서 2년은 더 살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임대차 보호법은 널뛰는 부동산 시장에서 우리를 지켜줄 울타리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 입맛대로 해석했다. 우리가 사는 집도 2년 전보다 전세가가 2억이 올랐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커가는데 평수를 줄여서 갈 수도 없다. 대출규제도 심해질 거라고 하고, 금리도 오를 거라는데, 당장은 대출규모를 늘려야 해서 향후 미래가 어떻게 그려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안과 걱정도 따라온다.


외국에 살 때는 월세 개념의 렌트비를 내면서 살았다. 그 비용을 생각하면 한국은 임차시 집 값이 싸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전통적인 부동산의 그림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나 보다. 그림이 조금씩 틀어지고 있다.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요즘처럼 서민들의 심리를 롤러코스터 타게 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집을 빌려줄 때는 전세에 익숙한 우리나라도 점점 전월세 혹은 월세로 전환해가는 분위기다.


  앱을 켜고 이사갈 집을 물색 중이다


오늘도 부동산 앱을 켜고 시세를 알아본다. 얼른 동네 부동산에 들러 집 구할 의사를 말해야 되는데, 집안일은 쌓여있고 더군다나 남편은 토요일 새벽부터 출근을 했다. 바쁘고 또 바쁜 일상에서 곧 닥칠 이사를 준비해야 하니 마음이 조여 온다. 이 와중에 첫째가 수업시간에 있었던 이야기를 공유해주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고 감사의 마음도 조금 올라온다. 환경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와 압박 속에서 오늘도 내면의 중심을 다잡아야겠다.


해외살이를 통해 본 '한국, 이런 건 아쉽더라 5'는 바로 예측할 수 없이 고공행진하는 '고삐 풀린 집값'이다.



* 사진 출처: gettyimag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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