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철도 타고 한강 건너기
이제는 바쁜 게 싫다.
그래서 나는 바쁘게 살지 않기로 했다.
에스컬레이터에서는 걷거나 뛰지 않는다.
횡단보도 불빛이 깜빡이면 뛰지 않는다.
약속 시간에 늦지 않는다. 밥도 먹고 다닌다.
ㅎㅎ 쓰다 보니 먹는 것으로 향하지만. 중요한 거!
걸을 때는 내 발걸음이 바꾸어준 풍경을 음미한다.
구름이 강물 위로 드라마를 보여주는 듯하다.
수평선에 보이는 구조물의 모습
김환기, 마크 로스코의 그림처럼,
다리가 물과 하늘을 둘로 가른다.
퇴근길에 보여주는 태양의 위로
에어팟으로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듣는다.
해가 짧아지고 밤이 일찍 오자
창밖의 어둠이 우리를 비추어준다.
따뜻한 파스텔 톤의 하늘 빛을 보며
강을 건너는 아침도 있고
안개비가 내려 희뿌연 강과 하늘을 보는 아침도 있다.
선명한 파랑 하늘과 강물이 상쾌한 아침!
휘파람이라도 부르고 싶은 마음이 된다.
퇴근 길의 한강 불빛은 설레임 같다.
공항철도 열차보다 빠르게 마음이 먼저 퇴근한다.
오늘 아침이었다.
감기 기운으로 콧물을 훌쩍이는데
눈을 찌르는 햇살, 열차가 후르륵 덜컹,
한강 위로 나가고 있었다.
어찌 찍지 않을 수 있을까.
겨울이 성큼 다가온 만큼 출근길에 보여주는 한강의 모습도 더욱 눈부시고 강렬해졌다. 한강 물빛의 반짝임과 태양의 카리스마에 또 한번 반한다.
하루하루 일출의 축복 !
오늘도 모두에게 공평하고도 특별한 하루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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