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밖에는 태양이 기다리고 있다.

에필로그

by 파르르

이 책은 그간 있던 공모전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책이다. 물론 경험과 지식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전달되기에, 나는 그저 노골적으로 적으려 노력했다. 이 글을 읽으며 끔찍함을 느낄 수도, 희망을 느낄 수도 있다.(물론 후자는 조금 걱정이 된다.) 나는 그런 양극단이 좋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것이다. 이 글이 그 결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마지막으로 부려보는 이기심이다.


나는 누구보다 많이 공모전에 참여했지만, 누구보다 공모전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면서 대학생들을 위한다고 말하는 이중성이 싫고, 누군가가 이 시장에서 사교육을 곁들여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싫다. 대학 교습도 공모전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무책임하고 차별적이라고 느낀다. 또한 서울을 중심으로 형성된 공모전 네트워크도 잔인하고 유치하다고 느낀다. 만약 내가 지방에서 생활권을 잡았다면, 이런 경험들을 할 수 있었을까? 그때는 밤을 새우고 첫차를 타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그런 것이라도 할 수 있던 경기도 생활이 행운이었다.


그래서 공모전에 대한 온라인 가이드북도 만들고, 각종 온라인 콘텐츠로 공모전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는 그 와중에도 가르치려는 태도를 버리지 못했다. 무언가 정답이 있다고 여기게 만들고, 그에 대한 내용들을 전달하는 데 급급했다. '만약 정답이 아니면?'이라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지만 그때 우리에겐 그런 거짓된 확신이라도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내 오만이었다. 대학생들을 무시하는 행동이었다. 그들은 충분히 똑똑하고 지혜롭다는 사실을 간과한 행동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기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선택은 개인의 몫이니 나를 위한 글을 쓰기로, 얼마 전까지 우물 안에서 군림하던 황소개구리가 이제는 다시 청개구리로 돌아갔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찾아올 황소개구리 시기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글을 썼다. 고통도 즐거움도 숨기지 않고 낱낱이 쓴 이유가 그렇다. 그럼에도 한 편으론 기대해본다. 누군가는 나와 같이 개구리의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그들은 조금 더 빠른 탈출구를 찾을 수 있길 바라며 벽에 빗금을 남기는 행위가 이번 글쓰기였다.


지름길로 와도 여전히 태양은 뜨거울 것이다. 오히려 나처럼 결국 내몰아쳐지지 않고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고통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태양을 선택하는 것은 결국 성장에 대한 욕구일 테다. 나는 이 글로써 태양을 추구하는 우리에게는 자신감을, 우물에서 머무는 과거의 나에게는 손찌검을 가한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


2021년 1월 그늘에서, 최광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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