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어긋나는 소리일까?

타인의 말이나 행동이 마음을 할퀸 듯 쓰리고 아플 때 나는 소리.

by 코코넛


관계에서 종종 불협화음이 생기는데,

예상하지 않은 방식으로 상대로부터 충격을 받았을 때나

비하하는 소리, 인격을 모독하는 소리를 들었을 때

소화시키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공간의 공백이

모든 충격을 흡수해 줄 것 같고,

내 귀에 당도했던 소리들이 모두 하늘의 공백으로 풀어져 나갈 것 같아서다.

그래서 공백이라는 단어가 좋았었는데,

제주도에 <공백>이라는 카페가 있어서 반가웠고,

또 그 공간의 창의적인 점도 좋았다.

창의적인 공간은 하늘과 닮았다.

무수히 많은 것을 품고 있다가 내키는 대로

표출하고, 시시 때때로의 변신을 즐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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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질서가 규칙적이지 않음에 비해

나뭇잎들의 질서는 반복에 가깝다.

그럼에도 봄에 노란색에서 시작하여 초록으로 넘어갔다가

가을이면 다시 빨간색 옷으로 갈아입는 나뭇잎의 변신이,

매해 다르게 느껴지는 일은 내 마음의 변덕 덕분이리라.


오늘은 화가 몇 번 치밀었다.

화가 치밀어 올랐을 때 하늘을 올려다보면,

내면에서 부글거리던 것들도 어느 사이

차분한 호흡으로 바뀌곤 한다.

하늘의 분위기가 규칙적이지 않아서

무의식을 끌어당기기 때문인 듯하다.


"그에겐 예술과 예술가 정신이

태양처럼 빛나고 폭풍처럼 힘찬 것이 아니라면,

단지 평온함의 아늑함만을 안겨주는 것이라면,

아무 가치도 없고

그저 하찮은 행운에 지나지 않았다."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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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상한 하늘을 올려다보다

하늘의 빛의 변화가 어쩌면 내가 작업에 몰입했을 때

내면의 흐름이 하늘빛과 닮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작업에 몰두하다 보면 시간과 공간을 잊는 것은 물론이고

생리적 욕구까지 모두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어서다.

최장 오래 몰입했었던 시간은 아마도 7시간?

그 긴 시간 동안에 품고 있던 많은 것들이

하늘이 품고 있는 많은 요소들과 다르긴 하지만.......


몰입은 1초 같고,

몰입은 깊이를 알 수 없는 하늘을 파고드는 일일까?

하늘 바라보기를 좋아하는 것으로 미루어

그런 행위가 몰입과 닮아서라고 감히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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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가장 감각적인 것에서 출발하여

가장 추상적인 것으로 나아갈 수 있었고,

혹은 순수한 이념 세계에서 시작하여

가장 원초적인 육신의 세계에서 끝날 수도 있었다.

진정으로 숭고한 모든 예술작품,

마술을 부린듯한 훌륭한 작품뿐 아니라

영원한 비밀로 가득 차있는 작품,

이를테면 명인이 창조한 성모 마리아상처럼

의문의 여지가 없는 진짜 예술작품은

모두 미소처럼 알다가도 모를 위태로운 양면성을 지니고 있었다.

거기엔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

충돌적인 것과 순수한 정신이 공존했다."


_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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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시험하듯이

자꾸 선을 넘는 친구가 최근에 생겼다.

이해하기 불가능한 지점까지 이미 왔는데,

어디까지 가나 지켜보는 내 눈빛이 행여

집요함을 지니게 될까 봐 염려되어 하늘을 더 오래 바라본 날이다.

그런 친구들이 할퀴듯이 마음을 흔들면

난 어쩔 줄 몰라하면서 하늘만 본다.

마치 개구쟁이가 강아지의 엉덩이를 걷어찼을 때

강아지가 하는 행동처럼,

그러나 난 강아지가 아니니 생채기를 낸 손이나 입이

동그라미나 선으로 변신하게 만들어

창의적인 시간으로 탈바꿈한다.


< 따라서 오늘의 이미지는 상처가 이끈 마음의 움직임,

변화구처럼, 속도와 규칙에 질서가 사라진? 질서 아닌 질서, 추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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