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아이폰 스냅을 불러야 할지 고민이 될 때

웨딩 본식 스냅 작가의 제안

by 청년실격

요즘은 결혼식장에서 아이폰 스냅 작가를 많이 본다. 확실히 3~4년 전보다는 훨씬 더 많다. 아이폰 한 대, 경우에 따라선 두 대를 들고 다니며 사진과 영상을 동시에 찍는다. 생각보다 퀄리티가 괜찮다. 손도 엄청 빠르다. 쌍절곤을 휘두르는 이소룡 같다. 조금 오버인가.

유난히 그 "아이폰 감성"을 좋아하는 신부가 많다. 그러니 분명 시장이 있는 거다.


촬영장에서 움찔할 때가 있다. 요새 AI 등장으로 본인 일자리 뺏길까 걱정하는 사람들 많을 텐데, 아이폰 작가님들이 내겐 AI 같은 경각심을 준다.

슬쩍슬쩍 아이폰 화면을 훔쳐보다가 더 잘 찍는 사진이나 구도를 담을 때면 위기감을 느낀다. 분명 나중에 신랑 신부가 비교할 텐데. 바짝 경각심을 갖고 한 번 누를 셔터 세 번 누른다.


사실 아이폰이 됐든, 소니 A9이 됐든 장비가 중요한 건 아니다. 웨딩 업계는 결국 신부 마음이 전부다. 화소가 어떻든, 장비가 어떻든, 결국은 고객이 만족하면 그게 곧 정답인 시장. 그건 비단 웨딩 업계만의 얘기도 아닐 테지만.


아이폰 스냅을 신청하는 신부들은 대체로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가 마땅치 않을 때. 보통 친한 친구가 각 잡고 인스타용 사진을 잘 남겨주면 고맙겠지만, 가까운 지인들의 사진 실력이 미덥지 못할 때 아이폰 스냅 작가를 부르는 게 좋다. 꼭 "사진 찍어줄 친구가 없어서"만이 포인트가 아니다. 어떤 신부들은 "내 결혼식은 내 지인도 주인공"이라는 마인드에서 부르기도 한다. 그러니 친구들이 나를 찍느라 바쁘기보단, 함께 그날을 누리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럴 땐 오히려 맘 편히 아이폰 스냅 작가를 부르는 쪽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두 번째는 예식장 가격이 꽤 나가는 경우. 비싼 홀을 대관한 신부일수록 아이폰 스냅이 붙는 경우가 많다. 보통 "맥시멀리스트"형 신부다. 스냅 작가 2명에, dvd 작가 2명, 아이폰 스냅에, 부케, 메이크업, 헤어 모두 최고 사양으로. 어차피 인생에 한 번 공주 놀이 할 거면 제대로라는 마인드로.


아이폰 스냅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그날 찍은 사진을 당일에 바로 받는다는 장점과, 사진 촬영과 스케치 영상까지 한 번에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 좋은 선택이 된다.

그니까 제일 중요한 포인트. 그날 인스타에 바로 올릴 수 있다는 거지.


하지만, 본식 스냅 작가 입장에서의 난감함도 분명히 있다.


가끔 아이폰 스냅 작가가 동선 안 가리고 중앙으로 슬쩍, 심지어 단상 위에도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그게 신부가 원하는 앵글이라면 뭐라 할 수도 없지만, 나중에 메인 스냅 결과물을 보면 어딘가에 꼭 그분의 뒤통수가 걸린다. 그것도 흔들리는 조명 아래 진한 실루엣으로. 진짜 비싼 홀 아니고서야 단상은 두 명만 올라가도 좁다.


AI가 잘 발달된 요즘은 어떻게든 지우면 되긴 하지만 모든 사진을 그렇게 만질 수는 없다. 이건 사전에 우선순위가 설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충돌이다. 그래서 나는 신부에게 꼭 말하고 싶다. 만약에 촬영 작가가 3명이 넘어가게 되거든, 촬영날 우선순위 가르마를 타달라고.


가급적 "메인 사진작가"님 위주로 동선과 구도를 짜달라고 요구하면 된다.


아이폰 스냅은 이제 결혼식에서 하나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다. 문제는 존재 자체가 아니라, 조율이 없을 때 생긴다. 사진을 예쁘게 남기고 싶다면, 먼저 소통을 세팅해 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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