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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지언 Jul 09. 2020

눈물에 모든 것을 녹여서…

그리스 로마 신화 ‘비블리스’ 설화 中        



접어라.    


접어라….    


접어라…. 제발 접혀라….    


싫어. 나는 언제까지 내 마음을 접어야 하는 걸까?    


왜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는 걸까?    


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꼭 그 사람이어야 하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왜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 사람과 나를 낳은 걸까?    


왜?    


왜?    


….    


왜 나는 그렇게 어리석은 짓을 한 걸까?    


죽을 때까지 숨겨야 하는 내 마음을 왜 이렇게 경솔하게 전한 걸까?    


차라리 편지가 아니라 직접 고백했다면 결과가 달라지진 않았을까?    


그에게 사랑받지는 못해도…, 적어도 미움받고 싶지는 않았는데….    


내가 너무 어리석고 경솔했어….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아.    


비록 그가 나의 사랑을 거부하여 나를 떠나간다고 하더라도, 나는 절대 그를 포기하지 않아.    


내 목숨이 남아있는 동안 나는 계속해서 그의 마음을 갈구할 것이며, 내 모든 것은 그를 향할 것이야.    


그런데 여긴 어디지?     


나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나?    


이 길을 따라가면 그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눈물이 멈추질 않아. 그 사람이 필요해.    


몸속의 모든 수분이 눈물이 되어 나오는 것 같아.    


그래….    


좋아.    


차라리 모든 걸 눈물로 흘려버렸으면….    


그리고 그 눈물에 알량한 이 몸도 마음도 녹아서 흘려버렸으면….



William-Adolphe Bouguereau, <Bib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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