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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문화 센터 feat. 포도

2025.9.15 (8m 15d)

by 슈앙

시댁에서 직접 키우신 포도를

몇 송이 보내주셨다.

포도는 성공적이었다. 엄청 달고 맛났다.


양갱이 간식으로 포도알 잘라서 주기도 하고

포도껍질에서 즙을 쪽쪽 빨아먹게도 했다.

그렇게 맛있는지 주기도 전에 입을 벌리고 있다.


아버님께서 양갱이 포도알을 뚫어지게 보며

입 벌리고 있는 영상을 보시더니

‘이제 포도는 다 우리 양갱이 꺼다‘라고 하셨다.


앗.. 포도를 많이 보내주시겠군.. 했는데

내 예상을 뛰어넘는 양으로 보내주셨다.


직접 기르신 고추, 오이, 가지, 애호박도

한 보따리 주셔서 냉장고가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결국 포도는 냉장고에 못 넣고

보냉가방에 아이스팩과 함께

겨우 보관하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과 나눠 먹으라며 많이 보내주셨다길래

매일 나가던 정자에서 무료 나눔하기로 했다.


마침 오늘 콩떡이네가 와서 함께 했다.

혼자보단 낫겠지 했는데.. 웬걸 훨씬 재밌었다.


콩떡이의 마인부우 같은 귀여운 웃음과

양갱이의 포도 먹방은 호객행위에 제격이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신기하다는 듯이

‘아니~ 왜 나눠 주는 거에요~’라고들 물었다.

‘시댁에서 아기가 잘 먹는 모습을 보시고 주셨는데

너무 많이 주셔서요~’라고 하면

다들 함박웃음을 띄우며 즐겁게 가져간다.


어느 새 북적북적.

장 보고 오던 할머니들,

산책하던 아주머니들,

아기들과 아기엄마들..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북적북적


포도가 어찌나 맛났던지

괜찮다고 하던 애기엄마들도

애기들이 몇 알 먹고는 더 달라는 말에

한두 송이씩 가져갔다.


한 아기엄마가

마치 문화센터에 온 거같다고 말했다.


”정자에서 열린 무농약 포도 무료나눔 체험!“


문화센터 가보지도 않은 내가 주최한 문화센터라니

웃기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포도는 30분도 안되서 깔끔하게 동났다.

“Sold Out!”


힘들게 지으신 농사인데 못 먹고 썩혀 버리면

그렇게 죄송하고 아까울 수가 없었는데

이제 엄청난 양의 수확물을 주셔도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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