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do it!
매일매일 일상이 반복된다.
나의 주된 임무는 남편과 아이를 위한 서포트 역할이다. 가정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살림에 신경을 쓰고 가족들이 나를 필요로 할 때면 언제든 내 시간과 노동을 제공해야 한다. 살림이란 아무리 열심히 애를 써도 웬만해서는 잘 티가 나지 않지만, 단 하루라도 게으름을 피우는 날엔 집이 발칵 뒤집어진 것처럼 엉망인 상태가 되고야 만다.
살림이 주된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그 틈 사이사이에 내 시간을 사수하려고 애쓴다. 경제 신문을 읽고, 읽고 싶은 책을 마주하고, 햇볕을 쬐며 걷거나 뛴다. 그냥 나열해보면 여유로운 주부의 하루 일상 같지만, 나는 굉장히 애쓰며 살고 있다. 경제 신문을 공부하듯이 밑줄을 쳐가며 읽고 주식 계좌를 체크한다. 늘어지고 싶어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운동을 하며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기 위해서 노력한다. 출판사에서 서평 문의가 들어오면 가능한 한 읽고, 서평을 SNS에 업로드한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책을 읽고, 덮을 때도 있지만, 무언가를 배우려는 학생처럼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을 따로 기록해가며 나만의 문장 수집 폴더를 채워간다.
그러나 때때로
'이렇게 열심히 살아서 뭐하나.' 하는 내면의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가 '그렇게 열심히 살아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어요?' 하고 묻는 것 같기도 하다.
내게는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많다.
꿈과 목표만으로도 불타오르는 열정을 유지시킬 수 있다면 좋으련만,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와 시기 적절히 주어지지 않는 보상은 자꾸만 나의 열정을 식게 만든다.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 하는 몹쓸 생각이 자꾸 내 사기를 꺾으려 하지만 그때마다 떠오르는 3가지 이야기를 기록해본다.
1.
올해부터 아이는 유치원에 다닌다. 성품 교육 차원에서 위해서 2-3개월에 하나의 성품씩 배워서 오는 데, 이번 주제는 '인내'였다.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는 신이 나서 새로 습득한 단어를 나에게 알려준다.
"엄마. 인내란 좋은 일이 올 때까지 불평 없이 참고 기다리는 거예요."
그래 맞아. 좋은 일이 올 때까지. 불평 없이. 참고 기다리는 것.
2.
수백 번 위문공연을 다니면서도 더 나아지지 않는 상황과 불투명한 미래가 얼마나 답답하고 두려웠을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이제는 그만두어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기획사 사장님께 그만두려고 전화를 한 날이 역주행 영상이 올라오기 하루 전이라고 한다.
일주일 뒤 회사 관계자를 만나 어떻게 일을 마무리지을 것인지 의논하려고 약속을 잡았는데,
약속한 날, 그들은 일에 대한 마무리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활동을 재개할 것인지를 논의하게 되었다고.
한 치 앞을 볼 수 없어서 막막하고 두려웠던 인생이지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기에 그들은 빛을 볼 수 있었다.
3.
연습을 하는 김연아에게 인터뷰어는 물었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연습하세요?"
아마도 그는, 김연아 같은 세계적인 선수는 대단한 열정이나 다짐을 마음속에 품고 하루하루 연습에 매진한다고 생각하고 물었을 것이다. 누구나 들으면 감탄할 만한 명언이 쏟아질 것이라 기대하면서.
그러나 김연아는 대답했다.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Just Do It.
때로는 복잡한 생각보다
단순한 행동이 필요할 때가 있다.
좋은 일이 올 때까지 불평 없이, JUST DO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