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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건수 Sep 17. 2017

움직이는 창의 클래스: 은빛초등학교

수업 소개

학교라는 공간을 다시 돌아보자. 시대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 자체는 변화하는 시대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교단 정도가 없어졌을 뿐, 우리가 수업을 가르치고 받는 교실은 삼십 년 전 우리

의 어머니 아버지가 받았던 형태와 거의 달라진 점이 없다.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유연한 사고를 요구하는 시대에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딱딱한 교육 공간은 더 이상 변화할 수 없는 틀일까? 우리가 공부하는 공간이 조금은 말랑말랑하고 창의적인 공간이 될 수는 없을까?




수업 소개: 움직이는 창의 클래스?


  한국 암웨이가 후원하고 하자센터와 BLANK가 진행하는 '움직이는 창의 클래스'는 익숙한 학교 공간을 새로운 눈으로 다시 돌아보며, 아이들끼리 협의하는 과정을 통해 학교 안에 버려진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해 보는 수업입니다. 협의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다른 학년 학생들, 혹은 학교의 여러 구성원들을 만나며 사회적 창의성을 계발하게 됩니다. 2017년 상반기에는 영등포 문래초등학교에서 진행되었고 이번 하반기는 은평구 은빛초등학교 학생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상반기 문래초등학교 창의클래스 수업 모습



은빛초등학교


  

  은빛초등학교는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혁신학교로 지정되어 이미 명성이 높은 학교입니다. 기존의 딱딱한 학교 이미지를 벗어나 창의성과 인성이 조화롭게 발달하고, 결과보다는 과정과 체험을 중시하려는 교풍을 가지고 있습니다(교장선생님 인터뷰 링크).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미리 둘러본 학교는 다른 어느 학교보다도 자유로웠습니다. 은평구 뉴타운 개발로 새롭게 이 지역으로 이사를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학교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었습니다. 급하게 교실을 늘리느라 기존의 학교와는 다른 복잡한 구조를 가졌다는 것도 건축을 전공한 저의 입장에서는 눈길을 끄는 지점이었네요.



5학년 한들반

 

  수업은 매주 화요일, 2블록(10시 40분~12시, 80분)에 진행됩니다. 은빛초등학교는 전 학년 블록타임제도로, 두 시간을 한 번에 엮어 수업합니다. 효율적인 수업을 위해 수업 시간은 늘리면서, 중간에는 30분가량 충분한 놀이시간을 줍니다. 이 시간 동안 학생들은 담당교사의 지도 아래 학교의 여러 장소에서 마음껏 뛰어놉니다. 역시 혁신학교 다운 참신한 수업 편성 시간이랄까요? 


5학년 한들반 창의클래스 첫 수업시간


  아무튼, 이번 하반기에 만나는 친구들은 5학년 한들반 아이들입니다. 남자 열다섯, 여자 열다섯 명으로 타 학교에 비해서 학급 학생 수는 조금 많은 편입니다. 아이들은 평소에 무엇을 생각하고, 원하고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BLANK X 은빛초등학교 : 학교가 한들한들


BLANK에서는 세 명의 선생님(메리, 리자, 건수)이 함께 수업을 진행합니다. 앞으로 12주 동안 펼쳐질 수업은 크게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는 '이해' 



타인에 대한 이해 없이는 우리가 뛰어노는 공간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없겠지요. 이와 동시에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을 다시 관찰해 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두 번째는 '대화'



학교에는 학생들 말고도 많은 사람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작은 사회입니다. 아무리 학생이 주인이라지만 우리와 공간을 함께 쓰고 있는 보안관 아저씨, 급식소 어머니의 말도 들어보아야겠지요?


세 번째는 '디자인'



이해와 대화의 시간을 거쳐 만들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아이들은 학교의 어떤 공간을 직접 디자인해 볼 것입니다. 어느 공간이 떠오르게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교실이 될 수도, 운동장일 수도, 혹은 매일 뛰어다니는 복도가 될 수도 있겠죠? 


시공 중인 문래초등학교 공간


이 과정을 거쳐 방학 동안에는 아이들의 디자인을 기초로 학교 안에 잠들어 있는 어떤 공간을 직접 시공할 예정입니다. (의미 있는 일을 하는데 함께 도와줄 시공 업체도 찾는 중입니다!!) 내년 봄에 우리 손으로 직접 디자인 한 공간을 만난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첫 수업은 이미 지난 9월 12일에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매거진 '학교가 한들한들'을 통해 틈틈이 진행 상황을 올릴 예정입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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