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움직이는 창의 클래스: 내 공간, 우리 공감

은빛초 두 번째 수업

by 고건수
sticker sticker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일까요? 지난 시간, 한들반 친구들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을 손가락 사진기에 담아오기로 했습니다. 다양한 장소가 아이들의 입에서 흘러나왔습니다. 우리는 많이 나온 순서로 세 모둠을 만들었습니다. '어울마당', '중간 마당', '복도/계단/테라스'. 이제는 말로만 좋아한다고 이야기해 본 공간을 직접 가보는 시간입니다.




어울마당


어울마당을 선택한 아이들은 주로 남자아이들이었습니다. 다름 아닌 강당인데요, 마음껏 뛰어놀며 피구도 하고 축제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합니다. 손가락 사진기로 친구들과 같이 뛰어노는 장면을 유난히 많이 찍었네요.



중간 마당


IMG_8220.JPG
IMG_8218.JPG
IMG_8217.JPG
IMG_8223.JPG
IMG_8212.JPG
IMG_8227.JPG


중간 마당은 디귿자로 둘러싸인 건물 아래 만들어진 외부 공간입니다. 다른 학교에 비해 운동장이 상대적으로 작기에 보조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특징이라면 나무와 벤치가 여기저기 놓여있다는 것. 운동장에 도착하자마자 너나 할 것 없이 뜀틀 놀이가 시작되었습니다. 벤치 위에 눕기도 하고, 뛰어넘기도 하네요. 나무, 벤치들을 놀이 도구 삼아 노는 모습이 한없이 즐거워 보입니다. 호정이는 숨기 쉽고 그리기 쉬워서.. 좋답니다.


IMG_8222.JPG



복도/계단/테라스


20170919_110919.jpg
20170919_111607.jpg
20170919_111853.jpg
20170919_113645.jpg
20170919_113625.jpg


건물이 확장되면서 복도가 유난히 커진 은빛초. 휑하니 뚫려있는 복도 한편에 큰 낙서판이 달려있습니다. 그리기 위해 가져온 볼펜으로 벽 위에 맘껏 낙서를 합니다. 이 곳은 6학년 교실과 특별활동실 사이에 연결된 너른 복도입니다. 왜 많고 많은 복도 중에 여기가 좋냐고 물어보니, 내년에 우리가 쓸 곳이기도 해서 눈여겨봤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벌써 아이들은 학교 공간 여기저기를 세심히 살펴보며 고칠 곳을 머리 속에 조금씩 그려보고 있었던 거죠.



내 공간, 우리 공감


20170919_114500.jpg
20170919_114957.jpg
20170919_114452.jpg
20170919_115001.jpg


사진기 뒷장에 내가 이 공간을 좋아하는 이유를 적습니다. 한 줄을 적은 뒤에 친구들끼리 종이를 돌려가며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각자 한 줄씩 채워나갑니다. 겹치면 안 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은 머리를 짜내기 시작합니다. '복도는 왜 좋은 걸까?', '중간 마당에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친구들이 위에 적어 둔 문장을 읽어보며 미처 생각하지 못한 행동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래! 여기서는 축구도 할 수 있어! 그래서 좋아!"



이렇게 열심히 적어 준 종이를 한데 모아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검은 보드 판 위에 붙은 아이들의 생각들. 무수히 많은 문장. 정확히는 300개의 문장이 보드 판 위에 모였습니다. 내가 그린 그림을 보며 다른 아홉 명의 친구들은 무엇을 할 수 있는 장소라고 썼을까요? 교실 뒤 보드판에 붙이고 다음 시간까지 우리가 만든 생각들을 서로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첫 시간은 우리가 누구인지, 두 번째 시간은 친구들이 어느 공간을 좋아하는지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학교에서 잘 쓰이지 않는 공간을 찾아오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의 학교 관찰은 계속됩니다.








keyword
이전 02화움직이는 창의 클래스: 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