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부작용이요. 주사, 항생제 부작용이요.
연말연초로 주변 사람들에게 안부 인사를 하면서 어떻게 지내냐고 물으면, 임신 준비를 위해 시험관 시술 준비 중이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이때마다 다들 안쓰러운 눈빛을 보이면서 하나같이 건네는 말이 있다.
"에구, 몸은 괜찮아? 힘들다던데.."
요즘에는 먹는 약도 주사제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채취 이전에 사용했던 약들과 자궁경 이후에 사용한 항생제의 부작용으로 힘든 시간들이 생각났다.
감정 기복이 심해져 눈물 흘리는 날이 잦았다
아무래도 호르몬을 건드리는 약들이다 보니 내 감정을 나 스스로 컨트롤하기 어려웠다. 내가 너무 싫고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고, 사회에서 내가 과연 뭘 하고 살아갈 수 있을지 다시 재기할 수는 있는지 자신감이 바닥으로 떨어지곤 했다. 뒤에서 말하겠지만 먹는 것도 없는데 살도 쪄서 그저 우울한 나날들이었다.
갑자기 살이 쪘다
입맛이 없어 먹는 것도 거의 없는데 살이 갑자기 3kg 이상 쪘다. 진짜 미스터리였다. 병원에서 설명 듣기 전까지는 이게 시험관 시술 약의 흔한 부작용인줄 몰랐다. 분명 입맛이 없어서 한두 숟갈 먹고 내려놓곤 했는데 뱃살은 두둑했다. 배변활동이 활발한 내가 화장실 가는 빈도수가 줄었다. 입맛도 없고 소화도 잘 안 되고, 그래서 화장실에 잘 못 간 것 같은데.. 그래서 살도 쪘나? 싶었다. 근데 알고 보니 이것도 약의 부작용이라는 사실에 안도하게 되었다. 배주사를 맞으니 유독 배에만 더 살이 붙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얼굴 살은 빠졌기 때문에 주변사람들은 '살 빠졌나 봐!'라고 말하기도..
토할 것 같이 메스꺼운 순간이 반복되었다
항생제 부작용을 세게 겪었다. 자궁경 하고 나서 2주 정도 바이독시정을 먹었는데, 빈속에 약 먹지 않겠다고 식사를 꼬박꼬박 챙겨 먹었는데도 항생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인 위장장애를 피할 수는 없었다. 워낙 위장장애를 자주 겪는 사람인지라 한 치의 의심 없이 관성적으로 약을 먹다가 문득 '이렇게 매일 토할 것 같은 증상도 설마 약 때문인가?'하고 찾아봤는데 역시나였다. 그래서 또 한동안 밥을 끓여 먹고 튀김 음식처럼 기름진 음식 대신 김이나 계란 정도의 가벼운 반찬들만 곁들여 먹었다. 약을 끊자마자 기가 막히게 증상은 중단되었다.
이제 이식을 열흘 정도 앞두고 있는데, 현재 먹고 있는 약은 과배란약이고 내일이면 끝이라 크게 부작용 걱정은 없다. 위에서 언급한 부작용들은 이제 인지했으니 스트레스받지 않기로 마음먹었고 최대한 내 몸 관리에만 신경 쓰기로 했다. 흔히 겪는 증상들에 대해 겁먹거나 예민하게 생각하지 말고 마음 편히 받아들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