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불안해져 오는 배아 이식 6일 차

by 깨알쟁이

지난 월요일 아침에 동결 배아 1개를 이식하고 어느덧 오늘은 6일 차다. 착상은 5일 내로 이뤄진다고 하고 사람들은 다양한 몸의 변화를 느꼈다고 했다. 열이 오르고 몸살 기운이 느껴진다거나 배가 아프고 피 비침이 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슬슬 5일 차부터 임신테스트기를 붙들고 하루에도 몇 번씩 소위 말하는 임테기 지옥에 빠지게 되었다고들 했다. 나는 지금 어떤 상태일까? 착상이 되긴 했을까?


일단 나는 3일 차까지 배에 복수가 찬 느낌이었다. 난자 채취했을 때 워낙 복수가 심하게 찼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평상시 걸음 속도로 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배가 눌려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었다. 배인지 난소인지 땐땐하게 부은 느낌이 들기도 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4일 차 목요일이 되니 점점 몸이 가벼워졌다. 복수 찬 느낌은 90% 정도 가셨고 남은 건 피로감뿐이었다. 희한하게 질정이나 먹는 약에 수면제를 넣었나 의심이 될 정도로 잠이 자주 왔다. 원래도 잠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겨울이라 이불속이 더 포근하게 느껴져서인지 모르겠지만 너무 졸리다. 그건 오늘 저녁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증상이다.


근데 체온은 올랐다고 느껴질 정도로 열이 난 적은 없었다. 몸살 기운도 없고 피 비침도 없었다. 주치의 교수님은 1~2일 차에 착상혈처럼 피 비침이 있을 수 있다고 했는데 전혀 없었다. 착상이 안 돼서 피 비침이 없는 건가? 또 새로운 불안함을 양산했다. 질정약의 찌꺼기로 추정되는 분비물은 밤마다 나오긴 한다. 이건 다른 분들이랑 비슷해서 그나마 안심이 되는데, 몸살 기운이 안 오고 체온이 오르지 않아 불안해하는 건 또 태어나서 처음이라 웃프다.


다음 주 수요일 오후 2시에 피검사를 통해 1차 임신 반응 검사를 하러 병원에 간다. 근데 사람들이 다들 5일 차부터 얼리 임테기를 구매해서 미리 확인해 보길래 나는 '안 되면 좌절감이 더 커질 거야. 그것도 무서워. 그냥 병원 가서 검사하고 그 이후에 결과 들을래.'라고 했다. 사실 마음은 반반이긴 했다. 사람인데 어떻게 궁금하지 않을 수가 있는가.. 그래서 역시나 나도 임테기 하나를 뜯었다. 얼리가 아니라서 '그래 어차피 1줄일 거야' 하고 해 보긴 했는데 역시나 한 줄이었다. 얼리 임테기를 몇 개 사야 하나? 근데 그거 사면 병원 가기 전 며칠 동안 아침저녁으로 그거만 하고 그 생각만 들 것 같아서 구매하기를 포기했다. 가서 듣지 뭐.. 어차피 착상이 된다고 바로 임신 확인이 되는 건 아니라고 했으니까!


근데 그래도 여전히 불안하기는 하다. 괜히 남편한테 별거 아닌 것으로 짜증 내는 횟수가 늘었고 안절부절못하겠다. 감정적으로 또 확 올라오는데 이거 혹시 생리 전 증후군 아닌가 하면서 '이대로 비임신?'이냐며 혼자 지레짐작 상상에 소설을 몇 번을 썼는지 모른다. 이번에 안 되면 다시 하면 되겠지만.. 말이야 쉽지 이제 주치의 교수님도 다음 주면 출산휴가 전 마지막 진료고 다른 주치의한테 봤다가 약만 억지로 너무 많이 처방받는 것은 또 원치 않는단 말이다. 다 잘 되겠지만 다 잘 되지 않을 상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현실이라 슬프다. 과연 어떻게 흘러갈까..


최근에 나보다 나이가 2살인가 4살 정도 어린데 시험관 8차 만에 임신에 성공한 사람 이야기를 들었다. 나도 혹시 그렇게까지 가면 어떻게 하지? 내 심신이 과연 버텨줄 수 있을까? 지금 1차 하는 것도 이렇게나 심란한데 언제쯤 찾아올까? 진짜 그 한의사들 말들처럼 빨라야 3차일까? 하.. 다시 불안해져 온다. 하.. 아무도 없는 데서 불 끄고 라디오 들으며 속 시원하게 울고 싶다.


keyword
이전 16화중심 잡고 믿는 것이 중요한 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