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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굽는 계란빵 Mar 18. 2024

열기로 채워진 본부장실

미소는 준혁의 입술에 뭍은 립스틱을 손으로 닦으며 말했다. 


"이거 봐요. 안 지워지잖아요."

"원래 빨갛다고 하죠. 뭐."

"진짜. 회사에서."

"퇴근하고 나선 맘대로 해도 되나?"

"아니. 그게 아니고."


준혁의 말에 놀란 미소가 무릎에서 내려오려 발버둥 쳤다. 


"누구 맘대로."


내려가려는 그녀를 꽉 안았다. 잘록한 허리가 그의 팔에 한 번에 감겼다. 그리고 또 한 번 그녀의 입을 막아섰다. 얼마나 자극적인지 허리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의 큰 손이 그녀의 머리와 허리를 단단히 잡았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밀어붙이는 입술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하......"


미소는 가쁜 숨을 들이셨다. 과열된 공기의 흐름은 계속 둘을 엉키게 만들었다. 


'이러다가 정말 큰일 나지.'


그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올렸다. 어제 보았던 잔상이 떠올랐다. 탄탄한 어깨. 분명 슈트가 있는데도 투시가 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본부장님."

"더 할까?"

"안 돼요."


준혁은 미소를 가볍게 내려주었다. 헝클어진 머리와 옷, 입술까지 말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미치겠다. 진짜. 만지니까 더 하고 싶네."


다가오는 준혁을 밀치고 결재판을 들고 쏜살같이 문 앞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녀보다 빠른 준혁이 문 앞을 가로막았다. 


/


수민은 30분째 나오지 않는 미소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다. 


"무슨 보고를 30분씩이나."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으니 애가 타 견딜 수가 없었다. 손가락을 물어뜯으며 본부장실 문을 두드리려다 망설이며 돌아오기를 몇 번째. 눈치 빠른 김대리가 등장했다. 


"왜 이러고 있어? 오주임."

"공주임이 제가 준 자료 들고 보고 들어갔는데 아직 안 나와서요."

"그래? 한 본부장한테 걸렸으니 1시간은 기본으로 깨질 듯."


김대리가 본부장실 앞에 살짝 귀를 가져다 대었다. 


"방음이 철저한데."


분명 소리가 들리긴 했다. 하지만 혼나는 소리는 아니었다.


"뭔가 들리긴 하는데 정확히 모르겠네."

"진짜요? 들리긴 해요?"


다급한 수민의 목소리를 뒤로한 본부장실 안은 둘의 실랑이가 이어졌다.


"누가 들어오면 어쩌려고."

"누구 맘대로."

"이러려고 본부장님 되신 건 아니잖아요."

"아니. 이러려고 된 건데."


아버지의 말을 듣고 거부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 내 방이 생긴다는 것. 공미소를 맘껏 물고 빨 수 있다는 것. 


'에라 모르겠다.'


미소는 준혁의 넥타이를 잡아당겨 자신의 입술에 부딪혔다. 정신이 확 날 정도로 진한 키스를 받은 준혁이 놀란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이제 됐죠? 나가보겠습니다."


'나. 박력 있는 여자 좋아했네.'


갑자기 에너지 드링크라도 마신 듯 머리 맑아졌다. 전기자 배터리가 충전된 것처럼. 이 느낌으론 밤을 새워서 부산을 가라고 해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헝클어진 미소의 머리와 블라우스를 정리해 주었다. 


"퇴근하고 봅시다."


벌컥 문을 열자 본부장실 앞을 초조하게 서성이던 수민이 있었다. 


"오주임 여기서 뭐 해?"

"아. 그게. 보고는 잘 끝났어?"

"응. 그럭저럭."


왜 저렇게 얼굴이 빨개. 립스틱도 다 지워지고.


"다른 말은 없으셨고?"


음. 다른 말보단 행동이 많았는데. 


"응. 그 부분은 따로 말씀 안 하셨는데."

"그래?"


아무래도 공미소에게 듣는 말은 찜찜했다. 괜히 이상하게 말한 거 아니야?


- 똑똑똑.

- 들어오세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앉는 준혁은 결재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본부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방. 이 방에서 단 둘이 뭐 한 거야? 두리번거리고 있는 사이 준혁이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그게요. 본부장님."




작가의 말.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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