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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go Aug 02. 2024

회복에 대하여

정신과는 처음인데요;; #12

여러분은 ’회복‘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전혀 모르고 있던 개념이 바로 ‘회복’이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증상이 없어지는 걸 최우선의 목표로 삼고 약물치료를 합니다. 하지만 사회복지학의 관점으로 볼 때 증상이 없어지는 약물 치료는 수단일 뿐이고 회복은 증상 관리를 더불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앞에서 정신과 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정신과 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조현증의 음성증상(무의욕, 관계 무관심), 인지기능 장애의 개선, 사회적 고립에서 탈출, 정체성의 변화, 트라우마와 심리적 좌절 경험의 치유, 희망과 사회적 역할의 획득, 삶의 목표 수립과 실행... 이처럼 많은 것들이 약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치료는 집짓기로 비유하자면 집의 기초 다지기이고 회복은 그 위에 집을 짓는 것을 뜻한다고 볼 수 있죠.     

이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게 하면 빨리 회복할 수 있을까 잔뜩 기대하게 되는데 조금 슬픈 사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회복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고유한 방식이므로 모든 사람에게 효과적이고 적합한 단일한 접근법이 없습니다. 회복 속도 또한 사람마다 다릅니다. 

    

게임에서 레벨업 하듯이, 계단처럼 탁탁 올라가는 게 아니라 나선형에 가깝게 회복됩니다.그리고 도전, 실패, 성공, 도전, 실패... 이런 것을 끝없이 계속 반복해야 합니다.


이게 회복의 여정이 끝이 안 보이는 긴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회복에는 5개 단계가 있습니다.     


1단계 붕괴 단계     


혼란과 충격     

정신질환이 생기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은 당사자에게 매우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현실을 검증하는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자신이 경험하는 현상을 자신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초기에는 혼란과 충격이 심각해집니다. 정신질환자를 우리 사회에서 어떤 시야로 바라보는지 잘 알고 있는 당사자에게 정신과 병원에 간다는 건 이제 다 끝났다, 내 인생은 이게 끝이다, 라는 것과 같아서 극심한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부정     

정신질환으로 인해 입원하는 것은 매우 충격적입니다. 혈압이나 당뇨 같은 병과 달리 정신질환은 단지 ‘질환’이 아니라 내 정체성이 뒤바뀌는 일입니다. 절망적인 상태가 되어 도저히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현실을 부정합니다. 아직 사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죠. 이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병식이 없다’라고 합니다. 이 경우 회복 여정을 나아가기가 어렵습니다. 정신질환이 생겼다는 것은 인생이라는 길을 걷다가 넘어진 것과 같은데 자신이 넘어졌다는 상태를 인정하지 않은 사람은 일어서려는 노력도 거부하기 마련입니다. 이러면서 우울한 상태, 무기력에 빠지기 쉽습니다.     


분노     

이런 상황에서는 분노도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누가 책임져야 하느냐에 따라 분노의 대상도 다양합니다. 자신을 향한 분노를 느낄 수도 있죠. 이럴 때는 정신질환이 자기 책임이라고 받아들이고 후회와 죄책감에 사로잡힙니다. 내가 뭔가 문제가 있고 잘못해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보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 부모에게 몹시 화가 날 수도 있죠. 내 병의 원인이 부모의 이혼이나 가정불화, 경제적 무능력, 학업 성취에 대한 과도한 요구로 인해 생겼다고 믿으면 부모를 향해 불같이 화가 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자신이 병에 걸린 걸 부모가 알아차리지 못해 치료할 타이밍을 놓쳐 내버려둔 것에 대해 분노하기도 합니다.      


가족을 향해 분노할 때 가장 크고 오랜 기간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강제입원에 대한 분노입니다. 물론 부모는 어쩔 수 없이 강제입원을 통한 치료를 선택한 것이죠. 하지만 강제입원의 경험이 본인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아서 정신질환보다 이러한 분노의 감정을 다스리기가 더욱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가족 외에 때로는 학교 다닐 때 자신을 괴롭혔던 못된 친구들처럼 발병 원인을 제공했다고 확신하는 누군가를 향한 분노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절망과 상실감     

많은 당사자가 이 시기에 절망감에 휩싸입니다. 자신의 인생이 끝난 것 같고, 미래의 문은 닫혀버린 느낌을 받으면서 희망이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돌아갈 학교도, 직장도, 친구와의 관계도 잃어버린 듯한 상실감 때문에 절망감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정체성 혼란     

다른 병과는 달리 정신질환 진단과 치료는 의도치 않게 당사자의 정체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정신질환자’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기 때문이죠. 이 새로운 정체성은 처음에 당사자들이 받아들이기 매우 어렵습니다. 정신과 의사의 진단을 받아들이고 정신과 약을 복용하는 행위가 자신이 정신질환자임을 인정하는 행동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저항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치료를 위해 이를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하고 혼란해집니다.     


자기보호적 철회     

앞서 보았듯이 혼란, 충격, 부정, 분노, 절망감과 무기력, 정체성 혼란에 빠지면 자존감은 한없이 떨어지고 자신을 지킬 힘이 약해져 세상에 나아가기가 두려워집니다. 심리적인 요인도 문제지만 시각과 청각 등 오감도 매우 예민해져서 외부 자극은 더 크게 다가오는데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당사자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회에서 집으로, 집에서 방으로, 방에서 자기만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고립은 좀 더 안전한 공간에 들어가 자신을 지키려는 마지막 몸부림입니다.     


2단계 인식 단계     


희망을 인식함     

회복을 경험한 수많은 당사자들이 자신의 회복 이야기에서 항상 이야기하는, 강조하는 것은 회복의 출발점이 희망이라는 겁니다. 희망이 긍정적인 변화의 첫 출발이라는 건 이전의 삶이 그만큼 절망적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희망이라고 하면 좀 추상적이죠. 희망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오늘 뭔가를 하면 내일이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희망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희망이 있어야 자기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주도적 활동을 시도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험난한 회복 여정을 이끌어가는 핵심 감각은 바로 ‘자기주체감’입니다. 자기 주체감은 자신이 자기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관적 느낌을 말합니다. 기존에는 그저 병원에서 의사선생님의 면담만으로 수동적으로 치료만 받던 존재에서 희복의 주체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가족, 친구, 치료진 등 당사자와 함께하는 모든 사람은 당사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희망의 길을 닦아야 합니다. 


이때, 희망을 갖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회복 당사자를 직접 만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이 회복할 수 있다고 백번 말해주는 것보다 회복을 먼저 경험하고 있는 당사자를 한 번 만나보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암담하기만 했던 정신질환이 발병해도 삶은 새롭게 구축될 수 있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기 삶에 어떤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하면 희망이라는 길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자기 안에 정신질환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식함     

정신질환을 앓더라도 우리에게는 정신질환에 영향을 받지 않은 건강한 영역이 있습니다. 우리는 정신질환 증상과 치료 경험 속에서 증상에 압도되든 정신질환자라는 정체성에 압도되든 자기 삶에 대한 주도권을 잃으면 당사자는 자신을 정신질환 자체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저는 조현병입니다’라는 말처럼 자신과 병을 동일시하는 표현에서 그런 모습이 나타나죠. 하지만 우리에게는 정신질환에 영향을 받지 않은 강점이 있습니다. 그 강점을 붙들고 살아나가야 합니다. 거기서 추진력을 얻습니다.     


3단계 준비 단계     


수용     

수용이란 무슨 뜻일까요? 단지 정신질환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게 아니라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고, 할 수 있는 것은 도전하고, 할 수 없는 것은 내려놓는 태도입니다.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정신질환이 초래하는 어려움을 수용한다면 앞으로 현실적인 목표를 수립해 성취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용기가 필요하죠.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는 용기와, 할 수 있는데 해오지 않았던 것을 해보겠다고 결심하는 용기요. 희망이 앞서야 수용이 뒤따라옵니다.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기로 마음먹고 노력하기 시작함     

정신건강서비스 기관(정신재활시설,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알아보거나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 노력을 시작합니다. 회복 기술을 배우고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면서 사람들과 다시 관계를 맺고자 합니다.     


4단계 재건 단계     


삶의 목표를 세우고 성취를 위한 실행     

자신이 꿈꾸는 삶을 그려보고 목표도 세우고 도전하는 행동이 적극적으로 나타납니다. 정신질환과 관계없이 인생에서 가지게 되는 목표, 예컨대 취업이나 진학 같은 목표도 있고, 혹은 정신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이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정신질환과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삶의 모습을 충분히 그려보며 삶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정신질환이 어떤 걸림돌이 되는지 확인 후 이를 넘어가는 것을 단기 목표로 정할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성공경험입니다. 1단계에서 당사자들은 심리적 붕괴를 경험하고 이 시기는 ‘학습된 무기력’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증상과 약물 부작용으로 인지기능이 저하되면서 원래는 잘했던 일을 못하게 되거나 실패를 거듭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네’라고 느끼며 통제력을 잃습니다. 당사자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힘을 키우는 임파워먼트를 위해서는 실패와는 반대의 경험, 즉 성공의 경험을 쌓아나가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중점은 당사자가 원하는 삶의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세분화해서 현시점에서 성취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하나씩 하나씩 성취해 나가는 겁니다.     


자기 책임을 인식함     

자기 책임이란 ’정신질환이 생긴 것은 내 책임이 아니지만, 회복하는 것은 내 책임이다‘는 것은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회복은 병원 의사선생님만이 이뤄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스스로 변화를 위한 노력을 등한시할 수도 있습니다. 


정신질환이 발생한 이후 수동적인 환자 역할에 익숙해 있던 자신의 모습, 의존적이던 삶의 태도를 벗어버리고 적극적으로 자기 삶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스스로 내리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자신이 지겠다는 태도를 가지는 과정입니다. 이때에는 심리적 저항이 따를 수 있습니다. 발병 이후 자신의 인생 과제를 남에게, 특히 가족에게 의존해 왔던 사람일수록 심리적 저항이 커집니다. 이러한 시기에는 스트레스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삶의 과제에 도전한다는 것은 곧 스트레스에 직면한다는 말입니다. 스트레스를 회피하기 시작하면 재발의 위험도 줄어들지만,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힘을 키울 수도, 삶의 성취를 경험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를 회피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이겨내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스트레스는 삶의 과제에 대한 도전에서 오는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말합니다. 


중독이나 재발과 같은 부정적인 스트레스는 당연히 피하는 것이 우선이죠. 당사자가 책임 과정을 순조롭게 넘어가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질수록 더 신경을 써야 하고, 전조증상에 대한 이해 등 재발의 위험에 대한 사전 대비가 잘 이루어져야 합니다.     


5단계 성숙 단계     


성숙한 삶을 영위함     

드디어 회복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회복 과정을 잘 밟아 왔다면 삶의 성과가 나타나는 시기이기도 하죠. 이때 성과의 구체적인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증상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롭지 않을 수 있지만 내 병을 관리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으며 비교적 잘 지낼 수 있습니다. 어려움이 다시 찾아와도 이겨내는 탄력성이 있고 어려움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따는 자기 신뢰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살아갑니다. 또한 자신의 삶에 의미가 있음을 느끼며 미래지향적으로 살아갑니다. 또한 자신에 대해 긍정적이고 정신질환이 ’사고‘가 아니라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사건‘이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삶에서의 의미 있는 역할을 가짐     

그전까지는 당사자가 자신의 대표적인 정체성을 ’정신질환자/정신장애인‘으로 보던 것에서 삶에서 의미 있는 역할로 변화가 됩니다. ’직장인‘,’학생‘,’정신장애 당사자 운동가‘로 내 정체성이 재정의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삶에서 의미있는 역할은 사회나 타인이 정해준 것이 아니라 당사자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저 남들이 볼 때 부럽고 좋아보이는 역할이 아니라 당사자에게 의미 있는 역할이 되어야 하고 그 때문에 그 선택은 오직 당사자의 몫이어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혼란과 충격을 겪은 후 사람들은 자신이 정신질환에 걸린 사실을 부정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울감에 사로잡히기도, 분노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희망을 보게 되면 자기 삶을 수용하여 삶의 의미를 찾아가게 되고 의존적인 삶의 태도를 벗어나 내 삶에 책임을 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정신질환자로 나의 정체성을 바라보다가 의미 있는 역할로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회복을 촉진하는 핵심 열쇠는 무엇일까요?     

-관계맺기

-희망과 긍정적 태도

-정체성

-삶의 의미&목적

-임파워먼트

-도전과 위험감수      


이 6개가 핵심입니다.     


관계 맺기     

저는 혼자만의 힘으로 회복을 이루면 편하고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회복은 그런 게 아닙니다. 사람들과 의미 있는 사회적 관계를 다시 만드는 과정이 바로 회복입니다. 고립된 상태에서 회복은 일어날 수 없고, 타인과 다시 연결되는 과정이 곧 회복 여정입니다. 관계는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은 회복에 꼭 필요합니다.     


희망과 긍정적 태도     

부정적이고, 난 안 될 거야... 라는 안 좋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 회복이 이뤄질 수 없습니다. 회복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낙관을 믿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희망은 대부분의 당사자 회복 에세이에서 회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언급됩니다. 희망이 없으면 회복을 위해 노력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 회복을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자신의 인생 또는 지금의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믿음은 자동차의 휘발유와 같습니다. 회복을 믿는 사람만이 회복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정체성     

나를 그저 정신질환자로 보았던 시야에서 온전한 인격체로서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회복입니다. 모든 사람은 강점도 있고 약점도 있습니다. 정신질환은 그냥 약점 중 하나일 뿐입니다. 자신이 가진 강점과 약점을 모두 인정하며, 강점은 더욱 계발하고 약점은 관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취업, 동료지원가 등 의미 있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긍정적인 자기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삶의 의미     

삶의 의미가 있다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앓는 순간에도 버틸 수 있습니다. 삶의 의미와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죠. 사람들은 자기만의 방법으로 그 의미를 찾아갑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정신적인 면 또는 영적인 면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다른 사람은 친구, 가족, 공동체와 친밀한 관계의 발전을 통해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습니다. 꿈과 열망은 회복의 핵심입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삶의 의미와 성취감을 느끼도록 힘을 주기 때문입니다. 

    

임파워먼트     

회복은 자신의 삶을 직접 관리하기 위해 통제력을 다시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통제력과 선택은 회복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당사자들은 때때로 자신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자기 결정권을 스스로 포기합니다. 의사나 전문가에게 전부 맡겨 버리죠. 반면, 회복접근에서는 치료와 회복의 과정에서 당사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 법적 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합니다. 당사자가 어떤 결정을 내리기 위해 정보와 자원을 필요로 할 때는 충분한 지원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당사자가 자기관리 능력과 기술(스트레스 대처기술, 대인관계 기술, 갈등 대처기술 등)을 발달 및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회복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회복 기술은 사람들이 자기 삶과 행복을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자기관리는 좋을 때와 힘들어질 때의 기복을 관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회복은 당사자가 전반적으로 균형있는 삶(웰빙)을 만들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게 되는 힘든 순간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능력과 기술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돕습니다.     


긍정적 위험 감수     

회복은 위험을 감수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당사자는 과감히 도전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처럼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회복 중심 실천에서 치료진, 가족, 주변 사람들은 ’당사자가 위험을 감수할 권리‘를 가진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람들이 성장과 목표성취를 돕는 긍정적인 위험(취업으로 인한 스트레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등)을 당사자가 잘 감수할 있어야 하죠.     


내용이 좀 많죠? 요약해보겠습니다.     


전인적 회복은 희망과 자기 결정의 토대 위에서 긍정적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며 충만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즉 회복은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주체가 되어 질병으로 인한 제약이 있음에도 만족스럽고 희망적이며 공헌하는 삶을 사는 것이며, 정신과적 진단을 초월하여 생동감 있고 가치있는 삶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정신장애를 가진 많은 사람이 회복을 경험하고 회복의 삶을 살아갑니다. 이러한 회복의 삶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연구를 바탕으로 회복의 5단계 모델이 제시되었습니다. 5단계는 붕괴, 인식, 준비, 재건, 성숙의 과정입니다.     


회복의 5단계를 잘 밟아가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회복의 핵심 요소가 있습니다. WHO가 Quality Rights에서 “회복의 핵심 열쇠 6가지”로 제시하는 회복의 핵심 요소는 관계 맺기, 희망과 긍정적 태도, 온전한 인격체라는 긍정적 정체성, 삶의 의미, 임파워먼트, 긍정적 위험 감수입니다.     


반면 회복의 걸림돌이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나는 안 될 거야’라는 부정적인 생각, 내 삶을 스스로 책임지지 않으려는 생각과 태도, 회복에 대한 정보의 부족, 정신건강의 문제, 신체 건강의 문제, 정신건강 전문가로부터의 지지와 공감의 부족, 지역사회자원의 부족(사회복지기관, 병원, 문화센터, 나를 돕는 사람들), 사회의 낙인과 편견과 차별, 고립, 고민이 있고 피곤하고 한가하고 외롭고 돈이 없을 때....     


걸림돌에 넘어졌을 때 내가 잘나갈 때를 그리워하기보다 최악의 시간을 버텨왔다는 것을 생각하세요. 이미 당신은 꽤 성장했다는 사실을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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