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의 금, 토, 일 아침을 가장 싱그럽게 여는 법, 징짜이 마켓.
바로 '징짜이 마켓(Jing Jai Market)'이다.
도착하자마자 느낀 건, 이곳은 기존의 태국 로컬 시장과는 결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었다. 시끌벅적한 야시장보다는 잘 가꿔진 정원에 가까웠다. 서정적인 분위기 속에 정돈된 산책로, 그리고 그 위로 드리워진 울창한 식물들과 나무들.
무척 뜨거운 한낮의 치앙마이 볕이었지만, 울창한 자연이 내어준 그늘 덕분에 쏟아지는 햇살조차 따스하게 느껴질 만큼 쾌적하고 시원했다. 마치 한국의 세련된 플리마켓이나 숲속 공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공간 자체가 현대적이고 편안했다.
이곳의 백미는 단연 핸드메이드 소품들이다. 농부들이 직접 재배해 온 신선한 농산물부터 장인 정신이 깃든 수공예품까지, 볼거리가 넘쳐났다. 다양한 소재로 만든 가방, 의류, 도자기, 그리고 은세공 액세서리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든 것이 없었다.
나 또한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서일까, 아니면 곧 창업을 앞두고 있어서일까.
형형색색의 독창적인 작품들을 마주할 때마다 영감이 샘솟았고, 눈이 호강한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야시장 제품들보다 가격대는 조금 높았지만, 그만큼 만듦새가 훌륭해 기분 좋게 지갑을 여는 즐거움이 있었다.
우연히 치앙마이에서 작업 중인 작가님들도 몇 분 마주쳤는데, 그들과 짧은 만남은 토요 마켓이나 선데이 마켓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그렇게 눈으로 잔치를 벌였으니, 이제 입이 호강할 차례였다.
징짜이 마켓의 먹거리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태국산 원두로 내린 커피, 달콤한 전통 디저트, 생과일주스, 그리고 깔끔하게 포장된 길거리 음식들까지 가득했다.
마치 야외 뷔페에 온 것처럼 다양한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편히 앉아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았고, 위생이 깔끔하여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큰 매력이었다.
금, 토, 일 한정으로 열리는 곳이라 늘 사람들로 붐비지만, 야시장의 그 치열함과는 사뭇 다른 '기분 좋은 활기'가 흘렀다. 로컬 시장보다는 확실히 외국인 여행자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한국인이 압도적이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말소리의 절반이 한국어라, 순간 내가 타국에 있는 건지 한국의 어느 핫플레이스에 와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그만큼 이곳이 한국인들의 취향을 완벽하게 저격했다는 뜻일 것이다.
징짜이 마켓 이용 팁으로 이곳의 골든타임은 '아침'이다.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에 방문하면 비교적 한산하게 구경할 수 있고, 인기 있는 가게들의 오픈런도 가능하다. 오후 3시 ~4시면 파장 분위기니, 금, 토, 일만큼은 게으름을 잠시 넣어두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을 추천한다.
쇼핑과 식사, 그리고 산책까지. 치앙마이의 가장 여유롭고 싱그러운 금, 토, 일 아침을 느끼고 싶다면, 징짜이 마켓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여행지에서의 늦잠도 달콤하지만, 가끔은 낯선 활기로 하루를 깨우는 부지런함이 더 큰 선물이 되기도 한다.
치앙마이의 싱그러운 아침,
징짜이 마켓은 그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수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