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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행복한가

by hohoi파파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한 삶에 대해 생각해보지만 딱 잘라 행복을 정의할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사람마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상황이 다르다. 행복은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이다.


누구에게 행복이란 퇴근 후 반겨주는 가족일 것이고, 주말에 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친구일 것이다. 누구는 행복을 고급진 코스 요리에서 찾지만, 누구는 어린 시절 먹었던 단출한 할머니 밥상에서 찾는다. 누구는 목표이자 만족할만한 성과라고 생각하지만, 누구는 실수하고 실패하더라도 과정에 의미를 둔다. 누구는 행복하기 위해 단 하루만이라도 특별한 삶을 꿈꾸지만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사람도 있다. 단칸방에 살아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멋들어진 한강이 보이는 고층 아파트에 살아도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 행복은 누구와 가늠하고 비교해서 헤아일 수 있는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들의 행복을 빌면서 정작 나의 행복은 뒷전으로 미룬 것 같아 슬픈 감정이 올라온다.


사람은 살면서 가끔이라도 좋으니 "지금, 나는 행복한가"를 물어봐야 한다고 한다. 지난 삶을 돌아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성찰하고 통찰해야만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삶의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뒤돌아봐야 하는 것이다. 제대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점검해보자.


“나는 지금 행복한가?”


장샤오헝 저자 [하버드대 행복학 명강의 느리게 더 느리게] 책에서 행복을 두 가지로 압축 설명했다. 행복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행복은 자기 자신을 비롯한 타인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가슴 뛰는 일을 하는 것이다. 스스로 옳다고 믿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면서 방향을 잃지 않는 일이었다.


얼마 전 우연히 [개뼈다귀]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봤다. 채널을 돌리다가 프로그램 제목이 재밌어서 멈추게 됐다. 하지만 내용은 가슴 울렸다. 지금은 고인이 된 개그맨 김철민의 To Do List를 동료 연예인들이 대신 이뤄주는 내용이었다. 솔직히 30년 된 친구 박명수에게 담담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데 채널을 돌릴 수가 없었다. 박명수에게 “너 자신을 챙겼으면 좋겠어, 너 자신을 사랑해야 해.” 담담하게 말하는데 어찌나 가슴 아프던지 모른다. 암투병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매일 하루를 기록하고 있었다. 평범하게 지낸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미치도록 살고 싶은 소중한 하루였다.

‘네가 있어야 주변이 있는 거야.’

불현듯 아버지가 술을 마시면 하던 말이 떠올랐다.


아버지가 취하시는 날이면 거실에 앉혀놓고 늘 잔소리처럼 하는 말이다. 그 당시에는 똑같은 말이 지겨워 듣기 싫었다. 듣는 둥 마는 둥 건성으로 들었다. 알아들은 척 대답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보다 너 자신을 먼저 챙기라는 아버지 당신이 살면서 뼈저리게 체감한 말이었다. 내가 있어야 가족이 있는 것이다.

나에게 마지막 하루가 주어진다면. 당신은 누구를 만나 어떤 시간을 보낼 것인가. 결국 마지막에 남는 사람은 자신일 것이다. 어쩌면 행복한 삶은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삶일지 모른다. 아등바등 숨 가쁘게 살아온 지난 삶을 돌아보자. 해야 하는 일에 쫓겨서 하고 싶은 일을 미루지 않았는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스스로 상처 주지 않았는지, 눈치를 보다가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지 않았는지. 가슴 뛰었던 적이 언제였는지 잠깐 시간 내어 돌이켜보자. 더는 좋아하는 일을 미루지 않겠다.


행복감은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당장, 행복해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 우선 나를 먼저 챙기고 자신을 사랑하자. 일에 파묻히지 않고 삶의 균형을 되찾자. 아침이든 저녁이든 매일 하루를 돌아보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겠다. 부정적인 감정을 살피고 일생의 소소한 감사 거리를 찾겠다. 아무리 바빠도 팔굽혀펴기 100개는 하겠다. 자정까지 보던 TV를 과감히 끄겠다. 한 주에 한 권 책을 읽고 매일 1시간 글을 쓰겠다. 육퇴하고 습관처럼 마시던 맥주 한두 캔을 끓겠다. 마흔이 되는 날에 종합 건강검진부터 받으리라.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나부터 챙기자.

둘이 만나 다섯이 된 순간, 가장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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