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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인경 Nov 11. 2024

눈사람

이번 겨울 나를 본다면 외롭게 서 있다해도 

아는 척 말아야 한다


봄을 기다리지만 나를 무너뜨릴 뿐

따뜻한 흔적조차 없애야 한다


나는 추억을 안은 겨울아이

녹아내리는 눈물 따위론 나를 지킬 수 없어

얼어버리려 벌거벗은 채

가만히 서 있어야 한다


미련만으로도 한껏 부푼 가슴에

생각없이 손 올린 사람 소스라치 듯 차가움에

놀라 돌아서겠지


잠깐의 봄이 다녀가고 

스친 손길의 온기 때문인지

이내 무너져 흐르는 가슴에 여름이 오면

자꾸만 작아지던 나는 

내일 아마도

계절처럼 사라져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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