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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희 Sep 18. 2022

학문의 통합적 이해

통일 법칙을 찾는 그리스 사상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양한 학문 영역에 대한 독립적 체계를 마련하며 학문의 기초를 다졌다. 그러나 그는 또한 모든 지식을 하나의 원칙 아래 설명하고자 했다. 이 원칙은 현대적 시각에서 하나의 법칙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는 모든 학문 영역을 통합적인 시점에서 체계화했다. 물론 학문 간의 일관된 결합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통합의 법칙 아래 아리스토텔레스가 학문을 서술하고자 한 것은 고대 그리스 철학의 기원을 추구하는 사고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마치 우리가 100년 전 서울의 이름이 한성이나 경성이었다는 사실을 잊거나 인식하지 못하듯, 100년은 매우 긴 시간이다. 그리스 철학자들은 밀레토스학파의 사상을 기반으로 다양한 이론을 발전시켰다. 아리스토텔레스 시기까지 약 200년이 흐른 기원전 6세기부터 그 사상은 시작되었다. 플라톤 이전의 철학자들의 저작은 현재 전해지지 않지만, 많은 철학자가 자신의 사상을 글로 남겼다는 것은 분명하다. 기원 후 2세기 경 라에르티오스가 남긴 그리스 철학자들에 대한 책에는 현재 잃어버린 여러 철학자들의 저작 제목이 기록되어 있다. 예를 들어 데모크리토스는 20권이 넘는 저작을 남겼다고 한다. 따라서 200년 동안의 사상은 매우 긴 기간일 뿐만 아니라, 그 기간 동안 발전된 사상은 매우 다양하여 가능한 모든 생각을 포함하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어떤 사상을 가졌는지를 큰 범주에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크게 자연과 인간, 이 두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소피스트들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자연을 탐구하는데 주력했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들이 주장하는 진리의 상대적 관점을 아테네 시민들의 삶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여겼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면, 윤리적 기준도 모호해지고, 이는 개인의 삶의 기준과 사회적 혼란을 조장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중요하여 많은 철학자들이 200년간 자연에 대한 연구를 뒤로하고 인간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인간 탐구가 시작된 또 다른 이유는 자연에 대한 다양한 탐구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혼란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연에 대한 탐구가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구조를 필요로 한다는데 공감했다. 다른 한편으로, 인간에 대한 연구는 소크라테스가 추상적인 용어들에 절대적인 가치가 있다고 믿으면서 시작되었다. 절대적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윤리적으로 견고한 기준을 제공할 것이고, 이것이 아테네 시민들의 삶의 기본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정답을 몰랐지만,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자연을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자연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것을 찾는 것은 일관된 규칙을 찾는 과정이다. 인간의 삶에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용기나 아름다움 같은 추상적 단어에 절대적 정의가 있다는 믿음도 일종의 통일성을 믿는 결과다. 이런 사유 전통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학문을 통일적 관점으로 바라본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개별 학문을 통일적 법칙 아래 설명한다면 이보다 완벽한 학문 체계가 없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세상의 모든 변화는 그에 상응하는 목적이 있다고 보았다. 크고 작은 모든 것이 목적에 맞는 질서 안에 있으며 규칙적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사물들의 고유한 기초가 바로 그 목적, 즉 궁극적 원인에 있다고 봤다. 목적론은 이미 플라톤이 티마이오스에서 제안한 개념이다. 존재의 목적을 기반으로 한 자연의 기준으로, 그는 모든 학문을 통합하려 했다. 이런 의미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 역사상 처음으로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을 하나의 법칙 아래 통합한 인물이다. 인간과 자연을 포괄하는 모든 학문을 하나의 법칙으로 통합한 최초의 통일 이론을 제시한 것으로, 그의 업적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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