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이든 새장이든 답답한것은 똑같다.
김병률 산문집을 읽다가 내가 보통 우물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작가님은 새장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았다.
우리는 새장 한쪽 구석에서 새장의 이쪽 구석으로 매일 출근한다.
- 출처: 김병률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 중에서-
그렇다.
나는 기어이 또 다른 새장에 기어들어왔다.
자유롭게 새장 밖을 날아다니며 보니, 새장 속이 훨씬 안정되 보여 그만 다시 들어오고 만 것이다.
그러나 들어와 보니 역시 새장 속의 삶은 넉넉한 먹을거리만 보장될 뿐 예전 새장과 똑같이 따분하고 답답했다.
하루종일 좁은 공간에 맞춰 움직이고 떠들다가 흔들거리는 봉에서 꾸벅꾸벅 졸며 마무리하는 하루라니.
퇴근길 지하철은 날개를 멋으로 달고 있는 무표정한 새들로 한가득했다.
오늘도 답답했지만, 내일도 답답하겠지
새장은 원래 다 답답하다.
당연하게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