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매일 약을 먹어야만 하는 일상 속에서
선생님, 약 먹는 게 너무 싫어요.
약 먹을 때마다 진짜 도망가고 싶어요.
이걸 먹어야 살 수 있다는 게 몸이 아픈 것보다
더 고통스러워요.
가끔은 노약자석에 앉고, 아주 가끔은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서른한 살.
대학교 입학, 졸업, 취업 그리고 퇴사까지 나의 의지만큼 의사의 소견도 중요한 몸을 가졌지만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은 사람. 커리어와 함께 병명도 쌓여가는 삶을 살고 있다. 병원에 가는 것이 숨 쉬는 것처럼 익숙한 사람이라 스스로를 '병원인간'이라 부른다.
늙음은 아픔이 용인되지만 젊음에게는 아픔이 용인되지 않는 사회에서 병원인간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천천히, 꾸준히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