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참 안 풀릴 때가 있다. 그 기간은 짧기도, 길기도 하지만 누구에게나 그런 시기는 있다.
내 경우 최근 몇 년이 그랬고, 특히 올해는 삶의 그래프가 큰 파동으로 움직이는 걸 느낀다.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불안 속에서 작은 희망이라도 붙잡고 싶었다.
어떤 이는 점집에 가기도 한다지만 나는 돈도, 시간도 여유가 없다. 그래서 슬쩍 AI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마침 SNS 알고리즘이 그곳으로 나를 이끌었다.
사주를 입력하고 풀이를 받았다. 처음 보는 용어들과 함께 인생의 흐름이 펼쳐졌다.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었다. 무조건 믿을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희망은 얻었다. 지금의 나락 같은 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 잘 버티면 해 뜰 날이 올 거라는 것. 뙤약볕 아래의 눈송이처럼, 걱정과 근심이 녹아내렸다.
나는 조금만 더 버티면 잘 풀릴 사람이다.
지금보다 더 멋진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어쩌면 사주보다 그런 믿음이 나를 좋은 곳으로 이끄는 걸지도 모른다. 침울하던 나는 한숨을 자주 쉬었고 ‘지겹다’는 말을 밥 먹듯 했는데, AI 사주풀이 이후로는 ‘잘 될 거야, 힘내자’고 더 자주 말하게 됐다. 이런 마음이 어둠에서 빛으로 가는 길을 찾아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AI에게 의지한다니 당황스럽지만, 우울하고 막막해질 때면 AI에게 슬쩍 묻는다.
AI야, 내 사주를 봐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