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픽션 같은 이야기가 사실이고 현실이야.”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도 인간이구나라는 느낌을 느낄 수가 없어. 그렇게 인간일 수 있는 자유를 박탈당한 채로 살아왔어. 그저 부품이자 부속이자, 일원이자 그저 역할만이 남아있어. 좋게 말하면 도리와 책임이고 나쁘게 말하면, 기계일 뿐이지. 열심히 살아간들 그 무엇도 느끼고 감지할 수가 없어. 압박과 스트레스, 존재의 희미함만을 느껴. 거창하게 자기 실현하자고 하는 것도 아니잖아."
"내가 존재의 이유를 발버둥 치며 찾고 있든 찾았던들!! 그저 우리는 우리 모두를 격리시켰고 픽셀화시켰다는 거지. 우리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이고, 우리라는 거창한 인류애를 느끼자는 것도 아니잖아. 그냥 자신 옆에 있는 사람들과 하나구나라는 느낌조차, 없다는 거지. 가족이야. 이런 작은 것도 우리 형제야 이런 것도 없잖아. 심지어 어린애들도 우리 반이야. 우리 학교야. 이렇게 느끼는 게 없고 느낄래야 느낄 수가 없잖아. 이렇게까지 연결감이 무너진 적이 있었나? 이러한 바탕을 가지고 존재감을 갖는다???? 존재의 이유를 찾는다?"
"그저 개인화된 거 아니야? "
"어차피 인간이 인간임을 느낄 수 없는데, 인간일 수 있는 자유를 빼앗긴 지도 모르는데 무슨 상관이겠어?"
이러한 사태에 대해 참담함이나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조차 극히 미비했다. 이토록 편협한 정신세계를 만들어 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아주 넓게 연결되어 있었다. 그래서 더 문제가 되었다. 보지 않고 듣지 않아도 될 것을 너무 빠르게 쉽게 듣고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정신의 새로운 출구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지구든 인간이든 결단을 내리겠지. 지구가 느낀 인간 환멸로 종말일까? 인간 스스로가 자멸 수순에 이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