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이기는 한데
암이란다.
별 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그날 두 번씩이나 말씀하셨잖아요, 선생님.
의학 기술이 워낙 발달해서
무엇이든 빨리 발견할 수 있는 시대니까.
요즘은 암도 워낙 흔하니까—
라고 생각하기엔,
의사 선생님도 이런 건 처음 봤다고, 악성인 건 확실하지만 무슨 암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이 부근에서는 꽤 큰 종합 병원인데.
도쿄대 의학부 출신 교수님이면 연구도 많이 하고 다양한 사례를 봐 왔을 텐데.
내가 외국인이라고 일부러 그러는 건가?
의사 선생님은 암 진단이 내려진 이상, 암 전문 병원으로 옮길 수밖에 없다며 소개장을 내밀었다. 소개장을 건네받으며 습관처럼 "아리가토고자이마스"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고맙긴 대체 뭐가.
상황 하나하나에 화가 났다. 전부 거짓말 같았다. 빨리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서둘러 진료실을 나서려는데, 의사 선생님이 한 마디 덧붙였다.
"눈꺼풀 일부를 잘라내고 재건하는 수술을 받게 될 거예요. 얼굴에 흉터가 좀 생길 수 있으니까 마음의 준비를 해 두세요."
그 말도 하지 말지.
또 괜히 기대만 갖게 하는 말. 모르는 게 나았을 잘못된 정보.
#눈꺼풀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