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새학기 학교폭력 당하지 않게 할까?
드라마 '더 글로리'에 이어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로 사퇴한 어느 기관장 후보에 대한 이야기로 온 나라가 시끌벅적합니다. 우리나라는 부모와 자녀 간의 끈끈한 정이 남다릅니다. 그래서 정치인이든 연예인이든 군입대, 학교폭력과 관련된 문제가 불거지면 낙마하거나 활동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너무 거창하지만 오늘의 주제는 엄마(아빠)가 내 아이를 새학기에 어떻게 하면 학교폭력 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학교에 다니게 할까?입니다. 아마 이 맘 때가 되면 전국의 모든 부모님들이 가장 관심 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대부분 학생들은 새학기에 조용히 침묵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알다시피 '조용히 침묵하는' 시기는 매우 짧습니다. 길면 2주 짧으면 2일, 아이의 성향에 따라 학급의 분위기에 따라 다릅니다.
새학기가 시작된 후 학교폭력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시기는 대략 3월 셋 째 주부터입니다. 이 시기면 아이들은 자기 반 아이들의 성향을 모두 파악합니다. 대부분의 학교폭력은 서로 알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갈등입니다. 순간 감정이 폭발하여 서로 욕을 한다거나 가벼운 신체적 접촉이 대부분입니다. 학생 간 단순 갈등이므로 서로 사과를 하고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정말 학교폭력으로 신고된다고 엄포(?)를 놓는 선에서 마무리됩니다.
문제는,
이전 학년부터 지속적으로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들과 학교폭력을 단순히 신체적 폭력으로만 인식하는 학생들입니다.
먼저 예전부터 학교폭력 전력이 있는 학생들의 특징입니다.
습관은 고치기 어려운 것처럼, 폭력을 습관적으로 저지른 학생도 부모와 학교, 사회의 전방위적 노력(?)이 아니면 정말 끊기 힘듭니다. 이 아이들은 학기 초에 본능적으로(?) 자기보다 약한 학생, 잘 어울리지 못한 학생들을 찾습니다.
처음에는 매우 잘해주는 친한 친구가 되는 척하면서 환심을 사고 어느 시점이 되면 본격적으로 폭력을 저지릅니다. 어떤 경우는 본인은 겉으로 학교폭력을 저지르지 않고 친구로 하여금 학교폭력을 사주하기도 합니다. 초장에 바로잡지 않으면 해결하기 매우 힘든 유형입니다. 이럴 경우 폭력을 당하는 아이의 상처가 매우 깊어 부모와 학교의 적극적인 개입과 관심이 중요합니다.
다음은 친구를 신체적으로 때리는 것만이 학교폭력이라고 인식하는 경우입니다.
코로나-19로 친구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이 부족한 저학년 학생들에게 보이는 특징입니다. 온라인상에서의 언어폭력, 성희롱, 집단따돌림 등등.
본인이 하는 말과 행동이 학교폭력에 해당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주변에서 알려주지 않으면 알기 어렵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자신에게 해당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새학기가 되면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어떻게 할까요?
법적으로 학교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해야 합니다. 이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 때때로 담임교사의 조종례 시간에, 학생회 차원에서 또는 경찰과 같은 전문가를 통한 교육을 실시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발달단계상 딱딱하고 재미없는 예방교육을 집중해서 듣는 학생들이 드뭅니다.
자녀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은 부모입니다.
그럼 우리 부모님들은 자녀가 학교폭력 피해자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일 중요한 것은, 3월 2일 개학 첫날부터 우리 자녀의 말을 귀담아듣고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평소와 다른 점은 없는지?
아이의 말속에 학교폭력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지?
자녀뿐만 아니라 학급의 다른 아이가 학교폭력을 저지르거나 당하고 있지는 아닌지? 등
이때 부모는 아이가 말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친구처럼 듣고 맞장구쳐줘야 합니다. 화를 낸다거나 감정을 격하게 드러내어 자녀가 무의식적으로 말을 하지 않거나 좋은 말만 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학교폭력에 대해 적극 이야기해줘야 합니다.
친구의 몸을 때리거나 맞는 것만이 학교폭력이 아니다. 말로 상처를 주는 것도 학교폭력이며 따돌리는 것도 학교폭력이다.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친구를 왕따 시키거나 욕을 하는 것 그리고 성적인 농담을 하는 것도 폭력이다. 사이버상에서의 모든 말고 행동은 그 기록이 남는다.
다른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특히 성(性) 관련 폭력은 무조건 112에 신고되고 그 처벌수위도 매우 높습니다. 가해학생이 아무리 어리더라도 피해자의 입장에서 판단합니다.
새롭게 사귄 친구가 누구인지와 가능하면 연락처도 알아두어야 합니다.
담임교사의 연락처도 알아두어야 하지요. 혹시나 늦는 자녀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자녀가 말하는 학교폭력 이야기가 사실인지? 등을 알기 위해서입니다. 담임교사에게 연락할 때는 특히 방과후에는 (긴급상황이 아니라면) 바로 전화하기보다는 문자로 먼저 연락하여 통화하기를 요청하면 좋습니다(제 경우에는 부모님이 문자로 먼저 연락하면 편한 장소와 시간에 통화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우리 자녀가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다거나 당할 가능성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당연히 학교(담임교사)에 알려야 합니다. 당하고 있다면 학교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하고, 당할 가능성이 있다면 (자녀 몰래) 담임교사(또는 책임교사)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조심스럽지만 우리 아이가 남들과 달라(?) 학교폭력을 당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비밀보장을 약속받고) 학교에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럼 학교는 담임교사든 교과교사든 자녀가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는지 유심히 살핍니다.
내 아이가 피해자일 수 있지만 가해학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응방법은 제가 쓴 다른 글을 참조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학교폭력에 관한 글을 쓸 때마다 하는 말이 있습니다.
과연 학교에서 일어나는 아이들과의 갈등 상황을 모두 법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이들은 서로 싸우면서 큰다"라는 옛말은 2023년 우리가 살고 있는 학교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말입니다.
2살 된 고양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인이 키우고 있는 고양이가 새끼 다섯 마리를 낳았다며, 수컷고양이 한 녀석을 데려다주었습니다. 이 사랑스러운 고양이는 엄마와 아빠 고양이 그리고 형제들과 두 달 넘게 살았습니다. 이 고양이는 자기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면 뭅니다. 그런데 절대 아프게 물지 않습니다. 자기가 기분 나쁘다는 것을 상대방이 알 수 있을 만큼만 아주 살짝 뭅니다. 그리고 함께 사는 사람들의 기분과 분위기를 파악할 줄 압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집에 오기 전 두 달 동안 관계맺는 방식을 터득한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이런 말과 행동을 하면 친구들이 이만큼의 상처를 받는구나.
내가 이렇게 하면 친구와의 관계가 이렇게 되는구나.
그런데 모든 갈등을 법대로 처리하면 이런 관계맞음의 방법을 온전히 배울 수 있을까요?
모든 생명은 관심을 준 만큼 성장합니다.
하지만 이 관심이 지나치면 마치 물을 너무 많이 준 꽃의 뿌리가 썩듯이 우리 아이들도 나약해집니다.
관심을 주지 않으면 마치 물을 주지 않는 꽃처럼 우리 아이들도 시들어집니다.
직사광선을 좋아하는 꽃도 있고
서늘한 음지를 좋아하는 꽃도 있듯이,
우리 아이들도 그 성향이 다릅니다.
자녀의 성향에 맞게 자녀의 결에 맞는 부모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특히 새학기가 시작하는 요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