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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퍼 Oct 22. 2023

이동을 운동처럼

출퇴근 왕복 4시간이 두렵지 않은 이유

운동할 시간이 없는 사람을 위해

24시간 중 8시간을 일하고, 8시간을 자고, 남은 8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된다.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경우엔 남은 8시간 중에 절반을 이동하는데 써야 할 수가 있다. 올해 2월 이직을 결정하고 약 3시간(왕복) 소요되던 출퇴근 시간이 1시간 더 늘어 4시간(왕복)이 되었다.


경기도민이 서울로 직장을 다닐 경우 겪는 일인데 불행 중 다행인 건 4년 전 경기도로 이사를 온 후부터 코로나 이슈가 있어 거의 60% 이상 재택근무가 진행되어 출퇴근에 어려움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 다니던 직장은 서울역 인근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직행버스가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있었고,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으나 러시아워를 피할 수 있는 10시 출근과 주 2일 이상 재택근무라 별로 문제 되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2월 이직을 결정하고 사무실 위치가 공덕역으로 변경되다 보니 사정이 달라졌다. 코로나 이슈도 완화되었을 뿐 아니라 운전을 하지 않는 나로서는 어떤 경로를 선택해도 집에서 사무실까지 꼬박 2시간이 걸렸다. 출퇴근 시간이 하루 4시간이면 일하고 잠자는 시간을 뺀 나머지 8시간 중 50%를 길 위에서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에서 회사까지 한 번에 가는 노선이 없고 지하철이든 버스든 환승을 해야 하는데, 서울역에서 공덕역까지 한정거장이지만 환승구간과 승차대기를 포함하면 거의 30분이 걸린다. 다행히 주 5일 근무 중에 금요일은 재택근무로 합의되어 일주일에 4일만 출근했다. 올해 2월 1일부터 출근했으니까 오늘(2023. 10. 15)로 257일이 되었고, 헤아려보니 약 140일 동안 왕복 4시간씩 출퇴근을 위한 이동에 시간을 할애했다. 길에서 보낸 시간을 날짜로 환산하면 23일 정도다. 다행히 많이 피곤하거나 힘들지 않다.


경쾌한 워킹과 복식호흡의 습관

이동은 운동으로 포함될 수 있는 활동 중 하나다. 그럼 어떻게 이동을 운동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첫째, 달성하고자 하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겯기로 체중 감량, 유산소 운동 향상, 스트레스 감소, 혹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유지를 목표로 할 수 있다. 나는 하루 8 천보 걷기를 목표로 설정했고, 복식호흡 훈련을 통해 유산소 운동의 향상을 도모했다. 누가 보든 신경 쓰지 않았으며 가슴을 활짝 펴고 배에 힘을 주고 팔을 살짝 흔들면서 경쾌하게 걸었다. 한걸음 한걸음 걸을 때마다 출렁거리는 뱃살에 붙어있는 지방이 쏙쏙 빠지라고 속삭이면서 말이다.


둘째, 이동을 운동처럼 통합하기 위해 일정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 특정한 시간대를 운동 시간으로 예약하고 다른 일정을 조정하여 일관된 운동 스케줄로 인식해야 한다.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해서 공덕역으로 가는 환승구간은 약 15분 정도 걸어야 하니 왕복 30분은 자연스럽게 걷는 시간을 확보하게 된다.

좀 더 효과적인 걷기 운동을 위해 이동 구간 중 오르막길은 반드시 계단을 이용해서 올라갔다. 그리고 퇴근시간에는 가급적이면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는 시간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동 2시간 중에 버스나 지하철에 탑승시간을 제외하고 실제 걷기로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여 활용하고 점심시간에는 무조건 식사 후에 사무실 근처를 경쾌하게 15분 이상 걸으면서 유산소 운동시간의 총량을 늘렸다.


셋째, 편안한 운동 의상을 입고 이동해야 한다. 운동화나 적절한 신발을 신고 날씨에 맞는 옷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행히 회사 특성상 복장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돼서 외부 업무미팅이 잡혀있지 않는 날을 아주 편안한 운동복 차림으로 출근해도 문제 되지 않았다.

넷째, 이동을 운동처럼 유지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여행이 아니므로 친구나 가족 등 동행자와 함께 걷는 방법은 쉽지 않으므로 음약을 듣거나, 운동 동기부여 앱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나는 주로 오디오북을 듣는다. 이어폰을 사용하는 일은 코로나시기 온라인 회의시간을 제외하고는 없었는데 지금은 무선 이어폰이 이동을 운동으로 바꾸는데 꼭 필요한 필수품이 되었다.


이동이 운동처럼 몸에 착 붙으면..

이동은 일상활동을 활용하여 더 많은 운동을 통합하는 좋은 방법이다. 버스 안에서도 가벼운 스트레칭과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바른 자세로 앉아 근육의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신경을 쓴다. 그러나 건강 상태와 개인 목표에 따라 적절한 운동 계획을 개발해야 하고 무리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동 습관을 만들어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동이 운동처럼 몸에 착 붙으면 별로 힘들지 않다.


과거의 나라면 사무실 근처로 이사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나는 집이 내 중심이 될 수 없고 자녀의 학교가 우선이고 더 중요한 것은 집이 주는 가성비 때문에 경기도를 떠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또 작심백일의 요정으로 피할 수 없는 왕복 4시간의 통근시간을 운동하는 시간처럼 건강하게 채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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