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지난 몇 달 동안 sns를 하지 않았다.
핸드폰도 손에 쥐고 살지 않았다.
꼭 필요한 연락만 하고 지냈다.
소감을 말하자면, 좋았다.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정신이 맑아졌다.
확실히 정화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좀 더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순간들이 생겼고,
하루가 충만하게 느껴졌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는 시간.
남이 아닌, 온전히 나에게 맞춰진 삶.
그런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SNS를 멈추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이 그쪽으로 향했다.
그럴 때마다 깜짝 놀랄 때도 있었다.
‘이렇게까지 익숙해졌구나.’
하지 않으면 더 좋다는 걸 알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이 신체의 일부나 다름없기에,
완전히 끊어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게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시간만 멈춰보자.
오늘 하루만 멈춰보자.
그렇게 스스로를 다잡으며 멈췄다.
그리고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부탄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SNS가 점차 확산되면서,
그들의 행복지수는 점점 떨어졌다.
비교 때문이었다.
비교는 성장의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지나치면 독이 된다.
필요할 때 적당히만 한다면 유익하지만,
끊임없이 비교하는 삶은 스스로를 갉아먹는다.
SNS는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물론, SNS의 긍정적인 면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우리에게 유용하고, 이로운 점도 많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SNS를 하면 할수록 느끼는 감정이 있다.
무의미, 공허, 회의감, 상대적 박탈감.
SNS를 하면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계속해서 비교한다.
나와 타인을.
그리고 쫓아가려 한다.
그러면서 서서히 나를 잃어간다.
나다움을 잊어간다.
내가 진짜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흐려진다.
우리가 SNS를 쉽게 끊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계, 그리고 연결감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SNS로만 맺어진 관계가 얼마나 연약한지.
그럼에도 우리는 놓지 못한다.
SNS를 끊으면 세상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그러니 허상이라는 걸 알지만, 끊어내기 쉽지 않다.
물론, 꼭 SNS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상은 수많은 자극과 콘텐츠, 정보로 가득하다.
트렌드, 유행, 타인의 기준…
그 안에서 나를 지킨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이런 환경 속에서 나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SNS를 멈추는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SNS를 하면서도
나다움을 잃지 않는 방법을 살며시 추천해 본다.
요가다.
요가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흔들리지 않는 나를 찾는 과정이다.
나를, 나다움을 되찾는 과정이다.
매트 위에 서면, 세상의 소음이 멀어진다.
호흡에 집중하면, 비교도 욕심도 잠잠해진다.
후회도, 불안도 눈 녹듯 서서히 사라진다.
그리고 문득 깨닫게 된다.
핸드폰을 내려놓아도, SNS를 하지 않아도,
무언가로 나를 채우지 않아도,
나는 나로서 충분히 충만할 수 있다는 것을.
요가는 결국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길이다.
그 길 위에서,
나도, 그리고 당신도
온전한 나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