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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Snap Apr 27. 2018

두브로브니크 : 아드리아해의 진주

금빛으로 빛나는 길. 통일된 빨간색 지붕. 시원한 푸른빛 파도소리가 들리는 바다. 또 다른 표현으로 ‘아드리아해의 진주’로 불리는 이 곳은 크로아티아 여행의 꽃. 두브로브니크다. 중세 시대로 시간 여행을 한 듯한 느낌을 주는 이 곳은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될 정도로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두브로브니크는 바다를 즐겨도 좋고, 그냥 발길 가는 데로 걷는 것도 좋지만 나처럼 크로아티아 앓이를 하고 싶다면 꼭 해봐야 할 경험이 두 가지가 있다.



성벽 투어. 

이 투어는 이른 아침부터 정오가 되기 전에 시작하면 좋은데, 빛이 좋아서 사진을 찍으면 흔히 말하는 인생 사진을 수없이 남기기 좋으며 무엇보다도 머리 위에서 내리쬐는 따가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서는 아침부터 부지런할 필요가 있다. 계단을 따라 성벽으로 올라가서 걸으면 왼쪽은 붉은 지붕의 시내가, 오른쪽을 쳐다보면 푸른 아드리아해가 나를 반겨준다. 그리고, 걷다가 성벽 아래를 쳐다보면 유명한 부자카페가 보인다. 이 곳에서 시원한 레몬 맥주를 마시며 바라보는 일몰은 그렇게 아름답다고 한다. 이번 여행에서 몇 안 되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머무는 기간 동안 결국 항상 만석인 이 곳에 자리를 잡지 못해 나의 계획이 결국 물 건너가버린 곳이기도 하다. 크로아티아를 다시 여행해야 할 이유들만 늘어나는 중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나는 몇 년째 크로아티아 앓이를 하는 중이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게 된 이유도, 사진을 좋아하게 된 이유도 이 작은 도시가 준 느낌 때문이다. 중세 시대를 걷는 기분을 선사 해준 이 도시를 사진으로 기록 남겨 두고두고 추억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나에겐 큰 영향력을 미친 도시인 것은 분명하다. 

 

일몰과 야경을 즐기는 명소 : 스르지스산 

성벽 투어를 마치고 해가 뜨거워지면, 숙소에서 쉬어도 좋고 카페에 앉아서 시원한 맥주나,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즐기며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다가 시원해질 때쯤이면 또 다른 모습을 보기 위해 스르지스산으로 올라가야 한다. 성벽 안에서 바라보면 매력이 없는 돌산이지만, 정상까지 이어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순간부터 눈 앞에 펼쳐진 풍경에 감탄하게 된다. 점점 멀어지는 중세 시대의 작은 마을은 안에서 봤을 때와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케이블카의 전망이 좋은 쪽은 서로 간의 눈치싸움이 치열하기도 하다.



일몰이 시작되기 전에 시간 여유가 있어서 전망대에서 바라 본 아드리아해 위에 펼쳐진 요새 속 빨간 마을은 동화 속 나라처럼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은 점점 매직 아워 시간대로 들어서고 있었다. 파스텔톤을 나타내다가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하늘을 보여주는 일몰은 지금도 생각이 날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 지금 이 순간이다.


하루 종일 나를 괴롭히던 뜨거운 태양이 바다 저 뒤로 완전히 넘어가고 나면, 어두워진 하늘 아래 작은 요새에서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두브로브니크의 밤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뜨거운 햇살 때문인지 낮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조용하고 차분하기까지 했다. 두브로브니크뿐만 아니라 스플리트, 자다르와 같은 다른 도시에서도 그랬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한적하게 여유를 즐기는 나라인 줄 알았지만, 밤이 되면 거리로 쏟아지는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비로소 제대로 된 활기가 생기기 시작한다. 낮보다 밤이 되면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바뀌는 두브로브니크는 정말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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