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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환영회

by 조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이란 시가 있다.


사람이 온다는 건 /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상담 현장에서 새로운 내담자를 대할 때면

이 시를 생각한다.

사람이 온다는 건

한 사람의 일생이 오는

실상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것을.


새로운 학생들이 왔다고 신환모임에 참석하라고

학교 이메일이 불이난다.

실로 어마어마한 일을

후닥닥 해 치워버릴 기세다.

얼마나 많은 일생들이 오고있는데..


환대하는 자가 되고 싶었다.

환대받는 자가 되고 싶었다.


시민권서류 공증받을일이 있어서 UPS에 갔다.

그저 눈을 내리깔고 기다렸는데

환하게 반겨주는 노란머리 알바생의 미소가

순식간에 꽁꽁닫힌 내 마음을 활짝 열어 놓았다.

환대는 밝게 웃어주는 미소인가보다..


신입생 명단에 내가 있었다.

내가 신입생이란 걸 생각도 못했다.

박사과정 신입생이 되었다는 걸 잊어버렸다.

어쨌거나

새로운 그들틈에 껴서

환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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