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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솜 Sep 25. 2024

원하던 직장, 직업을 갖지 못하게 되었다면

모두에게 나쁜 일은 있고 모든 것은 변함을 알기 

“모든 병은 상실에서 온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거나, 자기 자신을 잃었거나 또는 행복한 순간들을 잃었거나. 그럴 때 우리는 이제 너무나 뻔해서 얘기하는 사람조차 낡아 보이는 희망이라는 것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진다. 그 뻔한 희망을 찾기위해 우리들은 여기에 있다.”

- 필름 몬스터. (2023).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TV 프로그램]. 넷플릭스.


최근 2025 한국프로야구리그 신인 드래프트가 있었다. 여기서 선발이 되어야 한국프로야구리그에서 선수가 될 수 있는데, 어릴 때 부터 야구만 해오던 선수 지망생들에게는 꿈을 이루느냐 포기하느냐를 가르는 중대한 기로가 되기도 한다. 


내가 즐겨보는 야구예능 프로그램에 이 선수 지망생들이 출연하는데, 이번 드래프트에서 모두 선발되지 못했다.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찾아온 부모님들의 품에서 꼬마 아이처럼 엉엉 우는 지망생들을 보며 나도 펑펑 눈물이 흘렀다. 


“이제 야구말고 좋아하는 거 해"라며 위로를 건네는 부모님께 “난 야구가 제일 좋은데"라며 울먹이던 장면. 


부모님이 꼭 안아주면서 “여기서 어떻게 더 열심히 해. 넌 최선을 다했어. 수고했어.”라고 말해주던 장면. 


그들의 상실이 아프고, 슬프고, 애틋했다. 


직업적 꿈을 이루기위해 노력했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악과에 입학해 성악가의 꿈을 꿨지만 되지 못한 A.

작곡과 졸업 후 CM송 작곡가를 하다 피아노 학원 원장이 되었던 B. 

검도 국가대표를 위해 열심히 훈련했던 C. 

정규직 교사가 되기 위해 5년간 매 년 임용 고시에 도전했던 D.


A와 B는 대중 강연자라는 직업을 찾아 유명해진 김창옥 님과 김미경 님이고, C와 D는 내 지인인데 현재 각자의 직업을 찾았고 그 분야에서 다시 꿈꾸며 실력을 쌓고있다. 


나도 내가 원하던 직장, 직업을 갖지 못해 좌절했던 때가 있었고, 다시 구직을 하는 지금에도 가장 큰 불안이 원하는 직장, 직업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해도 꿈꾸고 계획한 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A, B, C, D와 야구선수 지망생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상실일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상실을 두려워하는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삶이 흘러가도 또 다른 꿈과 계획이 나타날테니 마음을 조금 편하고 유연하게 갖자. 상실로 인한 슬픔을 알아차리고 충분히 위로하되, 그 상실에 매몰되지 않고 인정하고 흘려보내자.”



AI 뤼튼이 그린 이미지 



심리학 한 조각

회복탄력성 기술 - 유연성 갖기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란 인생의 역경과 도전에 맞설 때, 마음의 원천에서 필요한 자원을 끌어올 수 있는 내적인 능력이다. 

- 게일 가젤, (2021).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 현대지성 


회복탄력성은 학자마다 정의하는 방식이 다양한데, 쉽게 말해 인생에서 어려움이 생겼을 때 다시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돌아오는 능력이다. 내가 바라던 것이 이뤄지지 않거나 원치않던 갑작스러운 변화가 발생하는 인생에서 꼭 필요한 마음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자마다 회복탄력성을 향상하는 방법을 다양한데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의 저자 게일 가젤은 18가지 방법 중 1가지로 ‘유연성 갖기'를 제안한다.


“사람은 하루 평균 2만가지의 생각을 하는데, 대부분 부정적인 생각의 흐름을 갖는다.”(1) 그리고 “내 인생은 이러저러해야한다”는 고정 불변의 안정적인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이 항상 진실인 것은 아니고 현실은 예상과 다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부정적인 생각이나 불변의 계획에 매몰되는 것이 아닌, 인정하고 흘려보내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이 유연성을 갖기 위해 게일 가젤은 아래와 같은 불교의 지혜를 떠올리라고 조언한다. 



불교의 존재의 3가지 징표

 1) 나쁜 일은 늘 일어나기 마련이다

우리는 잘하고 싶어하고 잘하려고 하며 본능적으로 나쁜 일을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고통은 삶의 일부일 뿐 계획이 어긋난게 아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사방에서 시도 때도 없이 변화구가 날아 들어오며 누구에게나 그렇다.  


2) 모든 것은 변한다

우리는 마음에 드는 것은 남아있고 아닌 것은 바뀌길 바란다. 하지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모든 것은 변한다. 


3) ‘나’라는 고정된 개념은 없다 (무아)

우리는 ‘내 인생은 이러저러해야 한다’라는 생각에 집착하거나, ‘나’라는 불변의 본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불교에서는 이러한 생각에 반대하며 “지금 만져지는 내 몸이 있고 눈 뜨고 생각하는 내가 있으나 본질을 꿰뚫어 보면 이것은 인연 따라 모여지고 형성된 것일 뿐 영원하고 고정된 실체는 없다”고 말한다. (2) 이를 받아들이면 ‘어떠어떠 해야하는 나’라는 개념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다. 




(1) 게일 가젤, (2021).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 현대지성

(2) 불교신문. (2020. 05. 03.). 불교에서 말하는 ‘무아'란?. https://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205784 




회복탄력성이 만들어지며 단단해지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 <심리학 한 조각> 회복탄력성의 형성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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