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3 모임
이번 꿈모임은 다가오는 2025년을 위하여 특별한 타로수업이 있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소소한 간식들과 조각케이크를 두고
한 해를 열심히 달려온 서로에게 축하를 전했다.
누군가는 꿈모임에 함께한 지 벌써 일 년이 넘었고,
누군가는 박사 학위에 도전하며 여러 가지 일들을 소화해 냈고,
나는 새로운 학사 학위와 퇴사, 브런치 시작 등 새로운 도전들이 있었다.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들이 완성되기까지의 그 오랜 시간.
못 미더운 나를 그래도 붙잡고 살아보자며 나아갔던 설득의 시간이었다.
아무 일도 없던 건 아니고, 그렇다고 큰일이 있던 것도 아니었던.
지극히 평범하게 지나온 시간에 감사하다.
열두 달의 카드를 미리 뽑아봤다.
맨 위에 한 장은 25년 전체적인 분위기를 말하고, 아래 왼쪽부터 1월이다.
신기하게도 다른 분들은 4월이 똑같이 타워카드가 나와서
내년 국운이 심상치가 않은 거 같다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랄라는 내 카드들을 딱 보더니 지금 이성에 관심이 없네.
그냥 사람 자체에 관심이 없는 거 같다. 라고 했다.
정곡을 찔렸다. 요즘 너무나도 무료하고, 행복하면서도 불쾌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나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쉽게 직장을 이직하는 방법을 택할지 어렵게 시험을 봐볼지
여러 선택지에 대한 고민들로 머리가 아프다.
그런 와중에 이성은 사치일 뿐이다.
돈이 없는데 가게에 가서 물건을 탐하는 것처럼,
상황이 좋지 않은데 꾸역꾸역 누굴 만나겠다고 하는 것도 하나의 소유욕같이 느껴졌다.
그래서 완전히 놔버렸다.
자리 잡을 때까지는 누구를 만나지도 않을 거고
나중에 만나더라도 감정적으로 정말 통하는 사람이 아니면 안 만날 거 같다.
누군가가 꼭 옆에 있어야만 할까?
가끔 외롭기는 해도 같이 있을 때 괴로운 것보다 훨씬 낫다.
남자친구를 만나면서도 아, 나는 혼자 살아야 하나보다. 라고 종종 생각하기도 했다.
진짜 혼자가 되었을 때의 공허함을 견디기도 싫었다.
긴 시간 스스로를 설득하려 했던 것은 독립심이었나 보다.
넌 충분히 혼자가 될 수 있어.
넌 온전히 혼자가 되어도 행복할 수 있어.
카드의 분위기를 보니 상반기와 하반기의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상반기는 주도성을 가지고 나아가고 도움도 받는 거 같은데,
하반기는 무슨 일인지 마음의 상처를 받고 혼란을 겪는 느낌이다.
다른 분들의 카드도 굴곡이 보였었다.
특히나 정서적인 컵 카드가 유독 많이 보였다.
꿈모임이라서 그런 걸까?
굴곡이 있다 해서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는 거 같다.
위기는 인간에게 주어진 축복이니까.
(실제로는 카드를 보자마자 다시 뽑고 싶다고 징징거렸다고 한다.)
위기 속에서 다시 재탄생하는 성장통을 잘 버텨내고 나면
다 함께 축배를 드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
모두 행복한 연말 보내기를,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