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가 들어온날

by 푸른산책

아빠가 병원에서 퇴원하셨다.

누가보면 엄살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사실일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병원에 누워 계시는 동안 근육이 많이 빠지신 건 분명해 보였다.

아침마다 일어나실 때 버거워하셨는지,

엄마는 침대를 하나 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퇴원 전부터 침대를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당장 구입하기에는 방 안 가구를 먼저 재배치해야 해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런데 아빠가 입원해 계신 동안 내려오지 못했던 동생이

이틀간 집에 내려오게 되면서,

쉬는 날에 맞춰 쓸 수 있도록 바로 침대를 주문해 버렸다.


집에 온 동생은 침대가 배송되기전,

가구를 빼고 방 안을 먼저 깨끗이 청소해 두었다.

침대가 도착하자 아빠는 마음에 드셨는지

바로 방수매트를 깔아 달라고 하셔다고 했다.


주말이 되어 아빠를 보러 집에 갔더니,

방 안에는 말끔한 새 침대가 놓여 있었다.

침대에 살짝 앉는 순간,

'어? 딱딱하네'

보기에는 폭신해 보였는데, 실제로 앉아보니 생각보다 단단했다.

그래도 아빠는 마음에 드신 모양이었다.

침대에 누워 TV를 보고 계셨다.


다행이다, 싶었다.

동생은 여전히 아빠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마음, 아니 어쩌면 이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그대로 안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조금씩은, 아주 조금씩은

마음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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