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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May 04. 2021

2021 하반기 나의 성장 계획서

행복지수 올리기

13기까지 운영하던 똑독(똑똑하게 독서하기)이 14기 모집에 실패했다. 13기 회원 중 2명은 계속 참여하고 싶어 했으나 2명으로 모임을 운영할 수는 없다. 인스타까지 활용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교보북살롱 독서모임 운영도 모객이 안될 것 같아 중단했다.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코로나19가 길어지며 사람들이 지쳤을 수도 있고, 지역 도서관에서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일 것도 같다. 김영하, 김금희 같이 저명한 작가들이 무료로 독서모임을 진행하니 개인이 운영하는 독서토론에 타격이 오는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참여율이 저조한 원데이 독서토론도 멈추어야 할까? 나는 왜 독서토론을 하고 싶은가? 내가 계획한 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 나는 왜(why)를 생각한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려는지 그 이유가 명확하면 힘들어도 버틸 수 있다. 그래서 글태기, 글럼프가 오는 사람에게 스스로 왜 글을 쓰는지 질문하라고 말한다. 내가 독서토론을 하는 이유는 사람들과 책으로 연결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똑독, 원데이 독서토론, 서평으로 시작하는 글쓰기 같은 모임을 만들었다. 


시간이 넉넉하고 특별히 바쁘지 않다면 세 명만으로도 모임을 운영하겠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최근 중단한 모임이 제법 된다. 성찰 다이어리 쓰기, 영어수다 모임, 그리고 똑독. 모임을 중단한 아쉬움도 분명 있지만 덕분에 확보된 시간이 주는 기쁨도 생긴다. 하반기에는 선택과 집중을 더 고민할 것이다. 인간적인 교류도 좋지만 때로는 결단이 필요하다. 좀 전에 회원 한 분이 똑독을 신청했다.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 기존 회원을 포함하면 3명인데, 3명끼리 하는 건 어떨지 망설였다. 그래 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두 눈 질끈 감고 환불해 드렸다.


이번 주 유난히 감동적인 선물을 받았다. 박균호 작가님과의 인연으로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팝업북을,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2기 회원 미셸 작가에게서 체리가 그려진 스타벅스 텀블러를 선물받았다. 원서를 사서 읽기는 하지만 나를 위한 팝업북을 사본 적은 없다. 텀블러를 주로 사용하지도 않고, 컵조차도 미적인 감각보다는 실용적인 용도로 구매한다. 하지만 이 두 선물을 맞이한 순간 내 가슴은 뛰었다. 읽던 벽돌 책 《Thinking, Fast and Slow》를 살짝 밀치고 바로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를 읽기 시작했다. 사용하던 머그잔은 싱크대 안쪽에 밀어 넣고 텀블러를 매일 씻어 사용한다.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팝업북과 체리가 그려진 스타벅스 텀블러


아침에 눈을 뜨면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를 읽고 텀블러에 담긴 커피를 마실 생각에 마음이 바쁘다. 이게 뭐라고. 사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나를 위해 내가 선물해도 될 만큼 거액이 필요한 물건이 아니다. 나는 왜 계속 나에게 인색한 것인가? 《아티스트 웨이》를 읽고 나에게 베푸는 작고 확실한 사치를 실천하겠다고 다짐했건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7월 31일에는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심화 과정인 "아티스트 웨이, 마이 웨이"를 개설한다. 모임을 진행하며 매일 모닝 페이지 인증과 주 1회 아티스트 데이트 인증을 할 것이다. 문우들과 함께하면 가능하겠지? 하반기에 나를 위한 작고 확실한 사치로 아티스트 데이트를 실천하리라.


《어떤 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의 저자 이승희 작가 특강을 들었다. 반려 식물과 함께 감성을 키우고 눈 맞추며 위안을 받는 작가가 부러웠다. 사랑과 관심만 있다면 누구든 반려식물을 키울 수 있다고 작가는 강조했고 그중 초보자가 키우기 쉬운 식물이 "스킨답서스, 아이비, 고사리, 몬스테라"라고 추천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용기가 올라와 바로 화원으로 달려갔다. 고사리는 내 취향이 아니었고 아이비는 잎이 너무 작았다. 스킨답서스의 형광빛 칼러가 나를 유혹했다. 


일주일 정도 지난 후 화원에서 조금 길들여지면 데려가라고 한다. 오 나에게도 반려 식물이 생기는 것인가? 늘 산책하며 다녔던 길에, 화원의 존재 자체도 모른 채 수없이 지나쳤다. 그냥 들어가서 상담하면 되는 쉬운 일인 것을. 마음으로만 식물을 키우고 싶다 바라기만 했다. 마음으로만 바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행동에 옮겨야 한다. 아니 의도적인 행동인 '행위'가 필요하다. 나는 특강을 듣고 행동을 결심하고 반려 식물을 들이는 행위를 했다. 


그동안 쉴 틈 없이 달려온 나에게 필요한 성장 계획은 선택과 집중으로 엄선한 모임 운영, 주 1회 아티스트 데이트 실천, 그리고 반려 식물 키우기다. 정량적인 성장이 아닌 가치를 채우는 유기적인 성장이 될 거라 믿는다. 질적인 성장과 함께 올라갈 나의 행복지수를 손으로 가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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