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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HYU Sep 24. 2023

도발적 이였던 그녀

왜 손 안 잡아줘요?

그녀는 꽤 적극적이었다.

처음에는 그것이 나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는 난 그것이 매우 좋았다. 그녀의 매력이었고, 그러한 모습이 내가 아직도 놓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일 것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물론, 많은 부분 그녀를 잊지 못하는 건 맞지만 적극적이었던 그녀의 모습은 나에게는 매우 좋았다.


적극적이었던 그녀가 처음에 부담이었던 것은 내가 그러지 못한 다는 것에 있었다. 나는 생각보다 조심스럽게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 편이다. 늘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그 말이 늘 조심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 

상대방에게 호감이 있더라도 상대방이 아니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더욱 크게 다가와 겉에서 보면 소극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난 나와는 다른 그녀의 모습이 좋았다. 좋아한다라는 말 한마디에 며칠을 고민하고 생각할 정도의 말을 거침없이 했던 그녀의 모습이 부담이었지만, 좋았다.


애정표현을 쉽게 한다고 해서 상대방을 고려 안 한다는 건 아니다. 단지 나 자신이 지금 그렇게 말하고 싶고, 하고 싶다는 표현을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것이었고, 분명 나의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았던 것이었을 것이다. 그때 상황의 그녀의 마음을 자세히 모르지만, 그녀도 분명 적극적으로 말하고 행동할 때는 분명 약간은 마음속 초조함이 있었으리라 감히 생각한다.


하여튼, 그녀는 꽤 적극적인 여자였다. 

그녀에게 나의 마음을 말하고 싶어 며칠을 고민해서 그녀와 만날 기회를 잡았을 때 그날의 그녀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평소에 가자고 했던 그 술집에서 그녀는 나에게 물었다.

"그러면 왜 좋아한다고 안 해요?"

"그러면 내가 왜 좋아요?"

나를 당황시킨 내가 생각해 놓은 여러 질문지 중에 한참을 벗어난 질문들.

그녀는 그런 여자였다. 어디로 뛸지 모르지만, 그 모습이 사랑스러웠던 여자였던 것 같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는 여자.


서로의 마음을 알고, 집으로 가기 위해 짧은 철길을 걸으며, 추운 그날 난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그렇게 그녀를 집에 보내고 나에게 한 그날의 마지막 질문.

"왜 아까 손 안 잡아 줬어요?"

글을 쓰는 지금도 웃음이 나오지만, 그때의 난 왜 그러지 못했을까?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왜 난 적극적으로 나의 생각과 마음을 숨기고만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녀와 헤어진 이후 그녀의 모습이 그립다. 

적극적이었던 그녀의 모습이 가끔 떠올라 아직은 그 기억이 사라지는 게 두렵기만 하다.

나를 들었다 놨다 했던 그녀. 난 왜 그런 그녀에게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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