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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HYU Oct 05. 2023

나의 생일에 추억

난 좋았어 너와의 하룻밤

불현듯 나의 생일 때가 떠오른다.


나의 생일은 벚꽃이 지기 시작하는 4월의 초중반이다. 나의 생일을 난 주로 까먹으려고 노력한다. 매년마다 4월은 나에게 기억하고 싶지 않은 달이였고, 유독 안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달이였다. 생일이라고 해서 축하받고, 기쁜 또는 1년 중 기분이 좋은 달이겠지만, 난 그렇게 원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지금까지 생일 때 아팠으며, 다쳤으며, 기분 나쁜 일 투성이었던 것 같다. 즉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던 그런 4월이었다. 그게 매년마다 반복되니 마치 징크스처럼 나의 생일 주간과 더 크게 4월은 피하게 된다.


그녀와도 나의 생일을 같이 보냈다. 너무 고맙게도 그녀는 나의 생일을 기억해 주었고, 기억에 남게 하기 위해 선물과 이벤트를 준비해줬다. 봄이라는 이름으로 싸늘하지만 햇빛이 쨍쨍한 그런 날. 그게 4월이다. 글을 적으며 창문을 보니 딱 지금 날씨가 4월 봄의 날씨와 같은 것 같다. 그녀가 나에게 기억되게 해 준 생일은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한 듯했다. 

사실 기대하지도 않았던 것도 있다. 그 이유는 앞서 말한 대로 나의 생일은 피해 가야 한다는 나의 고집스러운 징크스 때문이었는데 그녀는 그 징크스를 당당히 맞서 나에게 이번은 괜찮을 거라며, 자신과 함께 라면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을 거라 말해주었던 기억이 있다. 


1박 2일 동안 나의 생일은 재미있었다. 불행히도 나의 표현방식과 그날의 안 좋은 기운 같은 것을 피하기 위해 늘 긴장하고 있어 그녀에게는 나의 모습이 즐기려고 노력하는 모습 혹은 자신이 준비한 많은 노력들을 만족 못한다는 듯한 얼굴로 보였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이제 와서 말하지만 그건 아니다. 난 좋았다. 지금도 이렇게 기억하는 것을 보면 아쉬울 게 없었고, 그날의 온도, 햇빛, 그날의 미역국의 맛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다. 


그녀가 미역국집을 제대로 못 찾아 미안해하던 그 모습과 호텔을 가기 전 먹었던 돈가스도 난 기억하고 있다. 유독 산책하기 좋았던 날씨였는데 지금 현재 그날씨와 같은 가을의 오늘은 그렇게 좋은 기분의 날씨는 아니다. 그건 당연히 내 옆에 누군가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만드는 누구에게나 공통의 날씨를 떠나 지극히 개인적인 기분 좋음을 만드는 기준일 것이다. 


그날의 그녀는 매우 매우 귀여웠던 것 같다. 

미안해하던 모습도, 음식을 시켜놓고 촛불을 불라며 강요하던 그 모습도, 민망해하던 나를 찍어주던 그녀의 카메라 뒤에 숨은 행복한 미소또 한 나의 기억 속에 남아 불행히 흘러가는 지금의 나를 잠깐이나마 기분 좋게 해주는 것 같다.


그녀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난 물어보지 않았다. 그녀에게 그날의 고마움을 표현했지만, 그날을 난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다. 당시 난 내가 피해야 하는 그 징크스만 바라봤고, 그것을 없애주겠다고 굳게 다짐한 귀여운 그녀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모든 일은 늘 깨닫지만 일어나고 난 뒤, 없어지고 난 뒤 그 소중함을 알고, 그렇게 후회하고 미련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난 생애 처음 제대로 된 생일 축하를 받을 날을 기억하게 되었다.

생일을 피하던, 생일을 싫어하던, 남들의 생일만 주구장창 챙기던 나에게 나를 돌봐줄 수 있고, 스스로 축하하게끔 해준 그녀를 고마워하면 지금도 추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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