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오작동하거나 노화 때문인 듯하다.
작년 '천하제일 장사'라는 TV프로그램을 챙겨 볼일이 있었다.
평상시에는 씨름을 즐겨보지 않지만, 노모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 같이 보게 되었다.
'야구 선수'팀 '격투기 팀' '농구 선수 팀' 등등 스포츠 스타들이 출연진들이었다.
평상시 관심이 없거나 내가 잘 모르는 사람 둘이 맞붙게 되면,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나의 뇌는 응원할 사람을 망설임 없이 한 사람 골라준다.
그리고 그 사람을 응원하라고 지시한다.
나는 거부하지 않고 뇌가 정해준 사람을 열심히 응원하고, 그 사람의 승패에 따라 기쁨과 좌절을 살짝 맛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선택은 아닌듯하다.
마치 우리 몸의 근육이 수의근, 불수의근으로 나뉘는 것처럼,
그런 때는 나의 뇌도 불수의근처럼 작동한다.
물론 나의 뇌는 응원할 사람을 정한 이유를 성의 없이 간단하게 덧붙이기는 한다.
'착해 보이니까'
'약자처럼 보이니까'
'잘 생겼으니까'
'키가 크니가, 작으니까'
'상대편 인상이 안 좋으니까'
이유도 제각각이다.
논리는 전혀 없다.
나의 뇌를 믿을 수가 없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맘에 안 드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걸 느낀다.
그 사람이 TV에 보이면 가차 없이 채널이 돌아간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냥 주는 것 없이 싫은 거다.'
이런 현상은 분명 나의 뇌가 노화되어서 오작동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것 같다.
내가 신봉하는 '진화심리학'적으로도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다.
사람을 싫어할 이유가 없다.
남에게 큰 피해를 주거나, 큰 잘못을 저지르거나,
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존재도 아닌 사람을.
류시화는 그의 책에서
'인간은 모두 자기만의 힘든 인생여행을 하고 있으니,
모든 이를 미워하지 말고 친절하게 대해주라고 말한다.'
구구절절(句句節節) 옳은 말이다.
이유 없이 싫은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 뇌의 오류가 분명하다.
빨리 치료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