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르 마을

러시아 여행에세이<그 겨울 러시아>

by 유림

오후 5시가 되어서야 선착장에 다다랐다. 공기부양정을 타고 호수를 가로질러 마침내 알혼섬에 도착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게스트하우스가 모여 있는 후지르마을에 가기 위해선 또 다시 버스를 타고 40분을 달려야한다.


1.JPG 러시아 여행에세이<그 겨울 러시아> 알혼섬
2.jpg 러시아 여행에세이<그 겨울 러시아> 알혼섬
3.jpg 러시아 여행에세이<그 겨울 러시아> 알혼섬


저녁 6시가 되어서 최종목적지인 나탈리아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꼬박 하루가 걸렸다. 아니 이틀이 걸렸다. 알혼섬으로 들어오는 버스는 하루 1회밖에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제 시간에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전날 이르쿠츠크에 도착해 1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얼음왕국 한 겨울의 바이칼을 보기 위해 그렇게 꼬박 이틀을 달려왔다. 나가는 일정도 마찬가지다. 대자연의 경이로운 풍광을 즐기기 위해 오직 그 순간을 위해 사람들은 많은 돈과 긴 시간을 소비한다. 드넓은 바이칼호에 한걸음씩 내딛는 사람들의 모습은 티끌처럼 느껴졌다.


4.JPG 러시아 여행에세이<그 겨울 러시아> 알혼섬
5.JPG 러시아 여행에세이<그 겨울 러시아> 알혼섬


알혼섬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니키타하우스는 출발 두 달 전 이미 예약이 꽉 차서 근처 게스트하우스에서 2박을 하기로 했다. 나탈리아라는 할머니가 홀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로 두차와 키사라는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함께 살고 있는 작고 아담한 목조주택이었다.

7.jpg 러시아 여행에세이<그 겨울 러시아> 알혼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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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안으로 들어가니 게르처럼 생긴 자그만 오두막 3채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영하 30도의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문은 고작 하나였는데 그 온도차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수준이었다. 실내에는 작은 스토브 하나 있을 뿐인데 반팔만 입고 다녀도 될 만큼 따뜻했다. 세면대와 물이 가득 담긴 바스켓 한통이 함께 있었는데 물이 귀하다는 이곳에선 식수와 세안수를 함께 사용해야 하기에 고양이 세수만 겨우 할 수 있었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외부에 있는데 겨울이라 샤워는 할 수 없다고 했다.

너무하다 싶었다가 자연을 보호하고자 하는 이 지역 주민의 마음이 헤아려지니 며칠 간의 불편함 쯤이야 감수해야겠다 싶어졌다.

9.jpg 러시아 여행에세이<그 겨울 러시아> 알혼섬



사진작가 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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