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행에세이<그 겨울 러시아>
오후 5시가 되어서야 선착장에 다다랐다. 공기부양정을 타고 호수를 가로질러 마침내 알혼섬에 도착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게스트하우스가 모여 있는 후지르마을에 가기 위해선 또 다시 버스를 타고 40분을 달려야한다.
저녁 6시가 되어서 최종목적지인 나탈리아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꼬박 하루가 걸렸다. 아니 이틀이 걸렸다. 알혼섬으로 들어오는 버스는 하루 1회밖에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제 시간에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전날 이르쿠츠크에 도착해 1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얼음왕국 한 겨울의 바이칼을 보기 위해 그렇게 꼬박 이틀을 달려왔다. 나가는 일정도 마찬가지다. 대자연의 경이로운 풍광을 즐기기 위해 오직 그 순간을 위해 사람들은 많은 돈과 긴 시간을 소비한다. 드넓은 바이칼호에 한걸음씩 내딛는 사람들의 모습은 티끌처럼 느껴졌다.
알혼섬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니키타하우스는 출발 두 달 전 이미 예약이 꽉 차서 근처 게스트하우스에서 2박을 하기로 했다. 나탈리아라는 할머니가 홀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로 두차와 키사라는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함께 살고 있는 작고 아담한 목조주택이었다.
게스트하우스 안으로 들어가니 게르처럼 생긴 자그만 오두막 3채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영하 30도의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문은 고작 하나였는데 그 온도차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수준이었다. 실내에는 작은 스토브 하나 있을 뿐인데 반팔만 입고 다녀도 될 만큼 따뜻했다. 세면대와 물이 가득 담긴 바스켓 한통이 함께 있었는데 물이 귀하다는 이곳에선 식수와 세안수를 함께 사용해야 하기에 고양이 세수만 겨우 할 수 있었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외부에 있는데 겨울이라 샤워는 할 수 없다고 했다.
너무하다 싶었다가 자연을 보호하고자 하는 이 지역 주민의 마음이 헤아려지니 며칠 간의 불편함 쯤이야 감수해야겠다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