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친 하라쇼!

러시아 여행에세이<그 겨울 러시아>

by 유림

게스트하우스 주인장 나탈리아는 영어를 거의하지 못해 번역기를 통해 의사소통을 했다. 가끔씩 오역되는 부분은 역시 눈짓과 손짓으로 해결했다. 나탈리아에게 알혼섬 투어 예약과 아침, 저녁식사를 부탁했다. 짐을 풀고 식당으로 와보니 푸짐한 한상이 차려져있었다. 러시아에 도착해 제대로 된 첫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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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소고기와 야채로 소를 가득 채운 러시아식 만두 포지와 쌀, 감자, 당근을 넣어 끓인 러시아식 스프 그리고 함께 곁들일 샐러드와 디저트였다. 나탈리아가 알려준 대로 샤워크림을 포지 가운데 부어서 먹으니 입 안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 사라졌다. 나탈리아가 만들어준 러시아 가정식은 어머니가 정성스레 차려준 집밥 마냥 맛과 정이 넘쳐흘렀다.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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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식사를 이어가던 중 나탈리아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보물고처럼 보이는 찬장으로 다가가더니 술병 하나를 꺼내왔다. 솔방울로 직접 담근 50도의 보드카라며 시음을 권했다. 평소 보드카를 사랑하는 애주가로서 잔득 기대를 품고 한 모금 들이켰다. 짜릿한 기운이 식도를 타고 흘러 러시아의 한파도 타지에서의 긴장도 녹아내렸다. 나탈리아는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는 몇 잔을 더 권하며 러시아어로 건배가 “다바이”라고 알려줬다.


20190130_191549.jpg 러시아 여행에세이<그 겨울 러시아> 오친 하라쇼


“오친 하라쇼!” 옆 테이블에서 한 사람이 외쳤다. 우리나라에서 온 3명의 친구들이었는데 온지 일주일 되었다는 친구은 ‘아주 좋다’라는 뜻의 ‘오친 하라쇼’라는 말 하나만 알아도 러시아여행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 했다. 다함께 ‘다바이’를 세 번 더 외친 후 저녁식사 자리가 마무리됐다.

식사 후 커피를 마시는 동안 나탈리아가 최근 태어난 그녀의 손주 사진을 보여주었다. 딸 아들과 여섯 명의 손자를 둔 그녀는 올해 60세라 했다. 동안의 비결을 물으니 그녀는 주저없이 바로 “알혼”이라 답했다. 단박에 이해가 갔다.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적당한 노동, 스트레스 없이 소박하게 살아가는 삶, 그게 바로 젊게 그리고 건강하게 사는 비법이다. 나도 이곳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젊게 살아있는 기분이 들 것 같았다.




사진작가 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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