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서로를 지켜주다

by 복쓰

[그림책: 야쿠바와 사자(신뢰 편)]

1T 4칸 단어 꺼내기

2T 단감 기차

3T 협동 시

4T 피라미드 배움 정리


"상대방을 신뢰하는 마음은 무엇일까요?"


서로를 믿어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학교에서 겪는 일은 크고, 작든 대부분 친구와 관련되어 있지요. 친구에게 화가 나고, 속상한 일이 일어나지요. 물론 나도 친구에게 불편한 마음을 느끼게 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 사이에 일어나는 일을 조금만 살펴보면, 상대방에게 오해를 주기도 하고, 오해를 받는 일이 많아요. 억울함이 마음 한가득 채워지면, 눈물도 나고 혼자서 해결할 수 없겠다는 생각까지 들지요.


급식소 가는 길이었어요. 뒤에 있는 친구가 갑자기 앞에 가고 있는 친구에게 소리를 칩니다. 순간적으로 놀라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해서 뒤에 있는 친구를 밀쳤어요. 서로 화를 내기 시작해요. 순식간에 싸움이 일어났어요. 상황을 들어보니, 앞에 가는 친구가 줄을 제대로 서지 않아 줄을 바로 서라고 이야기했다고 해요. 앞에 있는 친구는 바닥에 더러운 게 있어서 피한다고 그랬다고 자신의 상황을 전해요. 그제야 서로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어요. 지금 마음이 어떤지 물어봤어요.


"친구에게 한번 물어볼 걸 그랬어요. 바로 소리를 지르는 것보다 조금 기다리면서 친구를 믿어줄 걸 그랬어요."


친구사이에는 믿어주는 게 중요하고, 그렇게 해야 하는 거라고 무조건 전달하는 일방적인 말이 아이들 생각과 마음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까요? 서로를 믿어주는 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이 준비되어야 할까요? 아이들에게 친구를 신뢰하는 마음은 서로가 잘 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친구가 실수할 때, 그 실수를 해결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당장 자신의 피해, 어려움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좋은 마음이 되기 위해서 어떤 이야기를 펼치면 좋을까요? 상대방을 진심으로 신뢰하는 것, 믿어주는 마음에 대한 공부를 시작해봅니다.


<야쿠바와 사자(신뢰 편)> 그림책을 펼쳤어요. 사자들의 왕인 키부에는 오랜 가뭄 끝에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옵니다. 키부에에게 진정한 용기를 보여주었던 어린 소년은 물소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사자들의 왕인 키부에는 먹잇감을 가져가야 했습니다. 서로가 지금 중요하게 지켜야 할 것을 두고, 키부에 와 야쿠바의 결투는 시작됩니다. 사자 키부에 와 야쿠바는 밤새 싸우지만, 키부에는 발톱을 세우지 않고, 야쿠바의 창은 사자의 옆구리를 겨냥할 뿐입니다. 이들이 이렇게 거짓 싸움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거짓 싸움을 하면서도, 반드시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굳게 믿어주는 것은 왜 중요할까요?


야쿠바와 키부에의 마음을 따라가면서, 믿어주는 마음에 대해 찬찬히 살펴봅니다. 4T 생각 수업 디자인으로 신뢰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1T 4칸 단어 꺼내기 활동을 시작해요. <야쿠바와 사자(신뢰)> 그림책을 함께 읽었어요. 1편 용기 편에 이어서, 2편인 신뢰 편에서도 강렬한 그림 속에서 야쿠바와 사자 키부에를 만날 수 있습니다. 두 존재가 서로를 마주하게 될 때, 그 어떤 영화 장면의 웅장함보다 생생하고,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그림책을 펼쳐 든 두 손과 그 장면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에도 전사의 강렬함이 느껴집니다. 그림책의 힘이 대단합니다. 야쿠바와 키부에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장면마다 표정과 대사에 집중해봅니다. 책을 덮고 나면, 마음에 남은 단어를 4개 골라 배움 공책에 기록해요.

아이들 각자 자신의 배움 공책에 기록해요. 그림책 그림과 문장의 강렬함이 아이들과 선생님의 마음 한가운데 여전히 있습니다. 그 강렬함을 단어로 찾아 아이들 각자 기록으로 연결됩니다.


물소, 목숨, 거짓 싸움, 존경


"야쿠바는 결투가 끝나고, 왜 물소를 숲 속에 가져다 두었을까요?"

"목숨을 다해서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키부에 와 야쿠바가 거짓 싸움을 왜 했을까요?"

"서로를 향한 존경하는 마음은 언제부터 생겼을까요?"


아이들이 꺼낸 단어에 연결된 생각과 그 대화가 그림책의 강렬함을 더 눈부시게 만들어줍니다. 그림책을 통해 살면서 마주하는 중요한 의미에 대해 함께 질문하게 합니다. 기록과 질문은 각자를 되짚어보게 하는 시간이 됩니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살아가면서 힘을 더해주기 위한 '신뢰'는 설명하기 조금 어려운 단어였어요. 야쿠바와 사자 키부에의 눈빛을 헤아려 보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믿어주는 것, 신뢰에 대한 느낌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시간입니다. 친구들, 가족들 사이에서 또는 학교생활을 하며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들 속에서 서로를 믿어주고, 지켜주는 것이 아이 스스로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지 생각해보는 시간으로 채워집니다.


2T 단감 기차 활동에서는,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한 단어와 그 마음을 연결시켜 마음 문장을 만드는 활동을 해봅니다.

1T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에 남은 단어를 4개 적었습니다. 글자를 쓸 수 있는 네모를 기차처럼 4개 그립니다. 기차의 칸 마다 줄이 달린 하트 풍선을 그립니다. 하나의 기차 칸에 하나의 하트 풍선이 달려있는 모습입니다. 활동지 형태로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하나씩 완성해가는 이 시간은 생각과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멋지게 그려진 기차와 풍선보다, 삐뚤 하지만 자신이 그려낸 기차와 하트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자기의 것에 마음을 더하게 되는 것은 어른들도 비슷하니까요. 자신의 것을 가꾸고,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아이들입니다. 물론 스스로 못했다고 자책하거나 비교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어제보다 더 성장한 자신을 바라보고, 친구 작품에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분위기가 필요하겠지요.


"첫 번째, 기차 칸에는 어떤 단어를 쓰면 좋을까요? 첫 번째 기차 칸에 달려있는 하트 풍선에는 어떤 마음을 썼나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첫 번째 기차 칸에는 눈빛을 썼어요. 그리고 그때 마음은 반가움이라고 적었어요. 피 흘리고 있던 사자를 구해준 야쿠바를 오랜만에 만난 사자와 야쿠바가 오랜만에 서로를 보게 되면, 사람과 동물이지만 반가울 것 같기 때문입니다."


"기차 칸에 적힌 단어와 풍선에 적힌 마음을 연결시켜서 어울리는 마음 문장을 만들어볼까요?"

"야쿠바와 사자 키부에의 눈빛에는 반가움이 한가득 담겨있었다."


아이들은 이렇게 자신의 4칸 기차와 하트 풍선을 완성해갑니다. 각자 마음에 남은 단어와 그 단어와 관련된 마음을 떠올려 보면서, 아이들 각자에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시간이 됩니다. 또한 단어의 순서를 생각하면서 단어 기차를 완성하는 동안, 아이들은 이야기의 차례에 따라 인물들의 마음을 보다 생생하게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4칸 기차와 하트 풍선은 마음 문장을 만들기 위한 디딤돌이 됩니다. 단감 기차 활동으로 아이들은 각자 마음 문장을 4개씩 준비해두었지요. 4개의 마음 문장으로 각자의 시를 만들어 볼 수도 있어요. 이번 시간에는 서로의 마음 문장을 퍼즐처럼 모아서 협동 시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3T 협동 시 활동에서는 2T에서 각자 만들어 놓은 4개의 마음 문장을 선택하고, 모아서 협동 시로 만듭니다.

4명이 한 모둠으로 모였을 때, 아이들은 각자 쓴 4개의 마음 문장에서 2개를 골라 포스트잇에 씁니다. 그러면 모둠마다 모두 8개의 마음 문장을 모았습니다. 모둠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8개 마음 문장의 순서를 정합니다. 물론 연결되는 말이 필요하거나 수정해야 할 부분이 생기면, 서로 이야기 나누며 문장을 고쳐나갑니다.

순서와 시에 쓰일 문장이 정리가 되고 제목까지 정해지면, 모둠 스케치북에 옮겨 씁니다.


모둠 활동을 할 때는 아이들 마다 역할이 있어야 합니다. 모두가 목소리를 내고, 각자 역할을 다할 때 모둠활동을 의미와 보람이 느껴집니다. 보통 이끄미, 나누미, 기록이, 지킴이(깔끔이, 칭찬이)로 나누어 모둠 역할을 할 수 있어요. 교실 상황마다 필요한 역할을 아이들과 회의를 통해 정하고, 자리를 바꿀 때마다 모둠 역할도 바꿀 수 있습니다. 기록이가 스케치북에 협동 시를 옮겨 쓸 때, 다른 친구들은 글을 쓰는 부분 외에 남는 공간에 디자인을 부탁합니다. 시에 어울리는 캐릭터나 색칠을 하면서, 협동 시 만들기에 모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진짜 믿어주는 것(2모둠)>

한 번에 알아볼 때, 마음이 두근거렸다.

야쿠바와 키부에는 오랜 친구처럼 설레었다.


야쿠바는 물소를, 키부에는 자신의 부하들을 지켜야 해서 굳은 마음이었다.

서로를 지켜보면서 마음이 불편해졌다.


결투가 시작되었을 때, 속상했다.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 가짜 싸움을 했다.


결투가 끝났을 때, 서로를 향해 웃어주었다.

믿어준다는 것은 끝까지 웃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 창문에 쓴 질문들은 친구들과 교실 산책을 하며, 나눌 인터뷰 질문 목록이 됩니다. 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니며 질문과 대답을 나눌 친구들 만나는 시간이지요. 생각 창문에 적혀 있는 나의 질문을 친구에게 묻고, 친구의 생각 창문 질문에 나도 정성스럽게 대답해요. 친구의 대답에서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간단하게 기록을 해요. 이렇게 교실에 모든 친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는 교실 산책 활동에 참여하게 되면, 선생님은 신호를 보냅니다. 함께 생각을 나눌 시간인데요.


아이들의 시에서 야쿠바와 사자 키부에의 마음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은 서로를 믿어주는 것에 대해, 신뢰에 대해 인물들의 진짜 마음까지 헤아려 가면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공부는 무엇일까요? 지식은 무엇일까요? 일방적인 전달은 얼마나 힘이 있을까요? 협동 시를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도 서로를 믿어주는 공부를 했습니다. 선생님은 이 발견을 아이들에게 돌려주었고요. 때로는 실수도 하고, 오해를 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아이들은 오늘 공부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진짜 누군가를 믿어준다는 것은 어떤 마음일지,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 할지 말이죠. 아이들 각자의 해석에 따라 배움은 삶으로 녹아들어 갑니다.


마지막으로 4T 피라미드 배움 정리를 해요. 오늘 그림책 생각 대화로 내 마음에 남은 생각이나 마음을 피라미드로 정리해봅니다. 오늘은 3칸 피라미드 배움 정리를 했습니다. 공책 1줄이 1칸이 됩니다. 3칸 높이로 세모를 그립니다. 제일 아래쪽에 3개의 칸을 만듭니다. 가운데 쪽에는 2개의 칸을 만듭니다. 제일 위쪽에는 1개의 칸이 생깁니다. 1칸에는 1개의 글자만 쓰면서, 제일 아래쪽에는 3개의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를, 가운데는 2개의 글자로, 제일 위쪽에는 1개 글자로 오늘 배움을 정리하는 활동입니다.


"3번째 칸에는 진정한이라고 적었습니다. 믿어주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다가가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번째 칸에는 용기라고 적었습니다. 누군가를 믿어주기 위해서, 진짜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1번째 칸에는 눈이라고 적었습니다. 저는 신뢰하는 사람에게는 눈을 쳐다보면, 따뜻함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이 담긴 피라미드가 완성되었습니다. 서로의 피라미드를 보여주면서,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나누는 시간도 중요하겠지요.


서로를 지켜준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상대방을 믿어주기 위해서 나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묵직한 단어에 따뜻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오늘 수업도 마음까지 스며드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고, 나누면서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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