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실행만큼 중요한 책 선정 노하우
앞서 소개한 여러 방법을 통해 한 권, 두권 실패 없이 독서를 달성해가는 시점에 이르게 된다면, 이때부터는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모든 일이 그렇듯 우리가 의미 있는 독서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계획이 있어야 한다.
세계적인 자기 계발 강사인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은 실패를 계획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금 과장된 해석을 더하자면, 계획이 없다는 것은 곧 실패와 같다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뭔가 거창한(?) 준비를 말하는 게 아니다. 스스로 일정 기간 동안 무슨 책을 어떤 순서로 읽는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자는 것이다.
사실 독서 초보자들에게 어떤 책을 읽을까?라는 선택의 순간은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다.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책을 선별해 읽어야 할지, 누군가 추천한 책을 읽어야 할지, 아니면 검색을 통해 내가 좋아할 만한 책을 찾아서 읽어야 할지, 결정 내리기가 어렵다.
물론 대부분 내가 좋아할 만한 책을 찾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찾아보기 시작하면 검색만 하다 끝날 수 있다. 자신이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알아내는 것조차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부터 정해두는 것, 바로 ‘독서 계획’이 중요하다.
포털사이트에 ‘책 추천’이라는 키워드만 검색해도 기다렸다는 듯 셀 수 없이 많은 책 목록이 쏟아져 나온다. 누군지 모를 익명의 추천자부터 시작해 전문가들, 그리고 유명 서점 및 도서 전문 사이트의 베스트셀러 추천까지 수없이 많다.
이 중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 봐야 할 것은 바로 추천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살피는 것이다. 이때 평소 존경하거나 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추천한 책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추천한 책이니 좀 더 애착을 갖게 되고, 그 책을 통해 평소 궁금했던 상대에 대해 좀 더 알아가며 이해하는 경험도 맛볼 수 있다.
그런 사람이 없다면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하버드대학교 권장도서', '서울대학교 권장도서' 등 이름만 들어도 신뢰가 팍팍~ 느껴지는 기관 및 매체의 권장도서만 추려도 수백 권이다.
영화보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래서 딱히 나눌 대화가 없다면 종종 영화 얘기를 꺼내기도 한다. 그때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가 뭐예요?”다음으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이 “어떤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세요?”다.
액션, 드라마,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고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이다. 영화와 같이 책도 다양한 장르(분야)가 존재한다. 문학(시, 소설, 에세이 등), 자기 계발, 철학, 과학 등 영화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
처음부터 장르를 정해두고 읽을 필요는 없지만 독서에 조금씩 재미를 붙이다 보면 자신이 선호하는 장르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독서는 영화의 장르를 파악하고 보는 것과는 좀 달라야 한다. 최대한 다양한 장르를 꾸준히 접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 역시 소설을 가장 좋아하지만, 독서 계획을 소설에 한정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다양한 장르로 구성하고 있다.
독서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내면에 감춰진 가능성의 방을 열어보는 열쇠인데, 좋아하는 한 분야의 책만 읽는다면 같은 모양의 열쇠만 얻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외의 수많은 가능성의 방들은 계속해서 닫혀만 있을 것이다.
초보자들에게 독서는 흔히 한 권의 책을 읽는 행위로만 인식된다. 그러나 독서의 효과는 지금 읽는 책과 다음 읽는 책을 연계 선상에 둘 때 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읽는 책과 다음에 읽을 책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연결고리는 ‘저자’다. 지금 읽고 있거나 막 읽기를 마친 책으로 인해 뜻하지 않았던 자신의 마음속 어떤 문을 열게 되었다면 저자를 좀 더 자세히 조사해 보기 바란다.
대부분 그런 책들의 저자는 지금 읽은 책 이전에 또는 이후에 여러 권의 책을 세상에 선보였을 것이다. 그럼 해당 저자의 책 중 하나를 선택해 다시 독서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게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독서까지 이어가면 좀 더 깊이 있는 울림을 느낄 수 있다.
그 외에도 특정 장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책 내용 속에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책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금 읽고 있는 책의 내용이나 뒷면 참고문헌에 소개된 책을 메모해 두었다가 다음 독서 목록에 넣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읽은 책의 주제나 키워드를 통해 다음 독서를 이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A 작가의 책을 읽었는데 좋았다면 A라는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 읽는다. B라는 책을 읽었는데 좋았다면 그 속에 거론된(인용된) C라는 책을 찾아 읽는다. D라는 책을 읽었는데 ‘포로수용소의 생활’이라는 내용이 궁금해졌다면 해당 주제나 키워드를 갖고 있는 E라는 책을 찾아 읽는 읽을 수도 있다. 이처럼 책 한 권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다음에 읽을 책 몇 권을 추천받게 된다.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사실이 있다. 우리 내면에는 우리 자신도 알 수 없는 수없이 많은 가능성의 방이 존재한다. 그 미지의 내면을 열어줄 열쇠가 바로 '독서'다. 그러니 한정된 분야나 주제에 대한 책들만 읽는 것은 똑같은 열쇠만 계속해서 복제시킬 뿐이다.
똑같은 열쇠만 계속해서 얻고자 한다면 결코 다른 방문을 열어볼 수 없다. 궁금하지 않은가? 궁금하다면 어떤 책을 읽을지, 위에 제시된 다양한 선택의 과정을 꼭 기억해두기 바란다.